1조4,000억원 잭팟. 지난 5일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바이오테크에 폐암 신약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을 기술수출하면서 한미약품 이후 3년 만에 조 단위 계약을 맺었습니다.
유한양행 측은 이번 거액의 기술수출 비결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꼽았죠. 그리고 이는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전략 롤 모델로도 부상했습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R&D·상업화 과정에서 다른 기업·연구소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들여와 내부 자원과 융합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헨리 체스브로는 “내부 혁신 가속, 기술 발전, 가치 창출을 위해 내외부 아이디어를 모두 활용하는 것”라고 말했습니다. 이 개념이 발표되기 전 대부분의 기업들은 내부 자원으로만 연구개발을 하는 폐쇄적 혁신을 추구했습니다. 개방형 혁신은 글로벌 경쟁이 심해진 경영환경에서 지속하기 어려워진 폐쇄적 혁신에 대비되는 것이지요. 모 광고 카피처럼 ‘혁신을 혁신’하는 것입니다.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많은 기업들 사이에서 변화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IT기업 IBM은 ‘이노베이션 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공동특허도 취득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현대차그룹은 실리콘밸리 등에 개방형혁신센터를 열고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율주행차·커넥티드 카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죠.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할 융합기술이 필요한데 어떤 회사 하나, 국가 하나만으로 대응할 수 없다”면서 “아시아 각국이 전문적 자원과 기술을 기반으로 유기적으로 협동해 4차 산업혁명의 중심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성장 동력 개발 위한 혁신 생태계 조성에 있어 기업을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정훈기자 jh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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