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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둔국 집중...화웨이 기피 확산되나

美 "화웨이 장비 쓰지 말라"

中 염탐·통신방해 가능성 대비

호주·英 등 화웨이에 잇단 빗장

한국에서도 입지 좁아질 수도





미국 정부가 안보 문제를 이유로 독일·일본·이탈리아 등에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생산한 장비를 사용하지 말도록 설득에 나선 것은 안보동맹국들을 통한 화웨이의 불법적 정보수집을 차단하려는 국가안보 우려 외에 세계 통신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이 세력을 뻗지 못하도록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이 이번에 화웨이 제품 사용 금지에 대한 협조를 특히 미군이 주둔한 나라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세계 각국의 무선·인터넷통신 업체들이 차세대 통신망인 5G 구축을 위한 관련 장비 구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중국이 화웨이 장비를 통해 불법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거나 통신을 불능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이 동맹국에 화웨이 경고등을 켰다는 것이다. 이는 자국으로 화웨이 장비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려는 작전의 전선을 해외로 확장한 것이라고 WSJ는 해설했다.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5G 기술은 사물인터넷의 토대로 생산설비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깊숙이 침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한 관리는 WSJ에 “5G 네트워크가 사이버공격에 더 취약할 수 있다”며 “통신 기간시설에 존재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한 우려를 두고 세계 각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측과는 별다른 접촉이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화웨이는 세계 2위 스마트폰 판매 업체이자 휴대폰 기지국이나 인터넷 네트워크 구축 등에 필요한 통신부품 및 장비에서 세계 선두권 기업이다. 화웨이 측은 앞서 세계적으로 5G 상용 공급계약 22건을 체결하고 50곳 이상의 통신사업자와 상용화 테스트를 벌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해 날 선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미 지난 2012년 미국 의회 보고서에서 화웨이는 염탐이나 통신방해 우려가 있는 국가안보 위협으로 적시되면서 미국 시장 접근이 봉쇄된 바 있다. 미국은 또 화웨이뿐 아니라 ZTE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연방정부의 관련 제품 구입을 금지했으며 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에 화웨이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경계에 영향 받아 미국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화웨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8월 호주 정부가 화웨이를 5G 네트워크에서 공식 배제하기로 결정했으며 영국도 최근 5G 장비 공급업체가 국가안보 이슈임을 내세워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과 일본·뉴질랜드 등도 화웨이를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견제에 화웨이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날 WSJ 보도와 관련해 “(미국의) 이러한 행동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의 행동이 해당 관할범위를 넘어설 경우 이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계있는 국가들은 중국 기업이 투자할 때 공평하고 공정하며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동맹국들을 향한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국내에서도 화웨이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정부와 국내 이동통신사에 요청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동맹국 중 하나로 보안 우려를 무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혼용모드(NSA·LTE와 5G 복합규격) 5G 장비업체 선정 과정에서 화웨이를 배제했으며 롱텀에볼루션(LTE)부터 화웨이 장비를 사용해온 LG유플러스만 화웨이 장비를 채택했다.

1년여 뒤 상용화될 예정인 단독모드(SA) 5G 장비 선정에서도 화웨이가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LTE와의 연계성을 고려해야 하는 이번 NSA 규격 5G 장비 선정과 달리 전체 네트워크를 5G로만 구성하는 SA 규격에서는 비용 문제로 화웨이를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으나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화웨이 배제 움직임을 뒤로하고 화웨이를 채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첫 5G 장비로 채택되지 않았더라도 추가 장비 선정 과정에서 갈수록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미국 정부의 대응과 보안 논란을 앞으로 더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권경원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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