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호반건설이 경기도 하남시 현안 2지구 A1 블록에 공급한 ‘하남 호반베르디움 에듀파크’ 청약에서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타입은 전용면적 59㎡A 였다. 43가구 모집에 2,040명이 몰려 14.27대 1을 기록했다. 서초 우성1차 아파트 재건축으로 들어서는 ‘래미안리더스원’ 1순위 청약에서도 최고 경쟁률은 4가구를 모집한 전용 59㎡로 1,689명이 신청해 무려 422.25대 1을 보였다.
핵가족화로 대형 평수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 이래 실수요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평수는 30평형대인 ‘전용면적 84㎡’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60㎡(20평형대) 이하의 소형 평수가 84㎡의 인기를 역전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1인 가구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자금 부담이 높아지자 더 작은 집을 고르는 사람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처럼 소형 평수의 인기가 치솟자 건설사들도 소형 평수 공급을 늘리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 중순까지 서울에서 공급된 아파트 물량 가운데 60㎡ 이하 소형 평수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60㎡ 이하 소형 평수가 60㎡~84㎡ 중형 평수보다 더 많이 공급된 것은 2007년 이후 11년 만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올 1~11월 서울에서 선보인 아파트는 2만 4,176가구 였다. 이 가운데 60㎡는 1만 1,801가구로 전체 물량에서 48.8%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60~84㎡는 44.2%인 1만 690가구를 기록했다. 84㎡ 이상 대형 평수는 1,685가구로 7%에 불과했다. 앞서 2000년에 서울시에 공급된 물량 중 24.6%인 1만 3,817가구가 60㎡ 이하 평형이었다. 60~84㎡ 중형 평수는 43.2%, 84㎡ 초과 대형 평수는 32.2%에 달했다.
전국적으로는 여전히 60~84㎡의 공급이 가장 많다. 하지만 60㎡ 이하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00년 전국 공급물량의 26%에 그쳤던 60㎡ 이하 물량은 올해 1~11월 28만 2,535가구 가운데 9만 9,015가구로 35%를 기록했다. 반면 2000년 29%나 차지했던 84㎡ 이상 대형 평형은 올해 1만 8,167가구 공급돼 비중이 6%로 떨어졌다. 60~84㎡는 16만 5,353가구로 59%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20평형 안팎의 소형 아파트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구구조의 변화다. 지난해 기준으로 1인 가구 비중은 28.6%로 가장 흔한 가구 유형으로 등극하면서 중대형 평수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바로 분양가 상승이다.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비교적 부담이 덜한 작은 평수를 고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서울 지역에서 소형 공급이 유독 많은 배경으로는 재건축의 영향도 있다. 재건축은 기본적으로 조합원 물량이 있기 때문에 작은 평형으로 쪼개 여러 가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중대형 평형 공급물량이 크게 줄면서 상대적으로 대형 평수의 희소 가치가 높아질 수 있을 지도 관심이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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