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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열차, 북한 달린다…10년만에 철도 공동조사

30일부터 18일간 경의·동해선 조사…기초자료 수집

제재해제·비핵화 진전 필요…현대화까지 산넘어 산

지난 6월 26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철도협력 분과회의에서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오른쪽)과 김윤혁 철도성 부상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북한 철도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를 30일 시작하기로 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남북 철도연결 사업이 시작됐다.

기관차와 남측 철도차량 6량, 북측 차량 등으로 구성된 남북 공동조사단 열차는 이달 30일부터 총 18일간 북한 경의선(개성∼신의주)·동해선(금강산∼두만강) 구간을 달리며 현지 철도 상황을 살펴볼 예정이다.

남북이 북측 철도 구간에 대해 공동으로 현지조사에 나선 것은 2007년 12월 12일부터 18일까지 7일간 경의선 개성∼신의주 구간(412㎞)을 조사한 이후 처음이다. 따라서 이번 공동조사를 통해 그동안 직접 보지 못했던 북측 철도의 실태를 파악해 남북 철도연결 및 철도 현대화 사업을 논의해 나갈 기초를 마련할 전망이다. 통일부는 이번 공동조사가 “10년간 (북한 철도의) 변화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며 “북측 철도시설의 실태를 파악하고, 향후 현대화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서 이번 공동조사가 실제 현대화 사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산’이 많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단 조사 일정부터가 빠듯하다. 경의선 약 400㎞를 6일 만에, 동해선 약 800㎞를 10일 만에 조사하게 되며, 총 이동거리는 18일간 무려 2,600㎞에 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북한 철도 현대화를 구체적으로 어떤 수준까지 추진할지에 대해서도 남북이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상황인 만큼, 현 단계에서 정밀한 조사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유라시아북한인프라연구소 소장은 “(이번 공동조사는) 기초조사 정도”라며 “일일이 전수조사를 하기도 어렵고 전반적인 선로나 터널, 교량 상태 등을 살펴보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는 단순한 연결이 아닌 현대화를 전제로 했다는 것이 (2007년 조사와) 다르다”며 착공식 후에 추가적인 정밀조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교통 인프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우리 교통이 불비(不備·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음)하다”고 말할 정도로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철도 직선화, 남북 간 통신·신호체계 표준화 등 북한의 철도 현대화에 큰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최대 걸림돌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연동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남북의 이번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 제재 면제를 인정했지만 어디까지나 ‘사안별’ 면제에 불과하다.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 의장국인 네덜란드의 주유엔 대표부 관계자는 실제로 26일(현지시간) ‘철도연결 사업이 추가 면제를 필요로 하느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질문에 “제재가 있는 상황에서 제재에 저촉되는 상품이나 물건을 전달하는 것과 같은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면, 제재에 대해 면제를 받아야 한다”며 추가 면제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많은 물자가 투입되는 현대화 공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려면 사실상 제재가 해제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통일부가 이번 공동조사 일정을 발표하며 “이후에는 기본계획 수립, 추가 조사, 설계 등을 진행해 나가고 실제 공사는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 것도 이런 이유다.

한편 판문점 선언의 또 다른 합의사항인 남북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도 제 궤도에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 남북은 지난 6월 도로협력 분과회담에서 개성∼평양 경의선 도로와 고성∼원산 동해선 도로 현대화에 합의한 뒤 8월 13∼20일 경의선에 대한 공동조사만 진행했다. 동해선에 대해선 공동조사 일정을 확정하지도 못한 바 있다. 이달 12일 열린 남북 도로공동연구조사단 2차 회의에서 남측은 기존 도로를 조사하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은 새로 도로를 건설하자는 입장을 내놓으며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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