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석방) 촉구를 놓고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친박계 내부에서도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양 계파의 핵심으로 통하는 홍문종·윤상현(친박), 김무성·권성동 의원(비박)이 최근 만나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재판이 부당하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지만, 탄핵과 보수분열의 원인 등 그 외 모든 이슈에 대해서는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이다. 당 일각에서는 계파의 양 극단에 있는 이들이 원내대표 선거와 내년 초 전당대회 등 선거를 앞두고 ‘화해 제스처’를 보이는 것을 두고 전형적인 ‘적과의 동침’이라는 말도 나온다.
6일 윤상현 의원은 국회에서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대한민국 바로 살리기 제4차 토론회’를 열어 박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에 대한 법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인사말에서 “좌파혁명의 무서운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는데, 아직도 우리당은 과거의 (계파)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서로 네 탓 공방만 하고 있다”며 “당내 모든 정치적 차이를 극복하고 단일대오를 이뤄서 반문(반문재인)연대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탄핵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모두가 역사의 죄인이다. 스스로 고해성사를 하고 현 정부에 맞서서 대응해야 국민 앞에 최소한의 용서를 받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또 “스스로 죄인이라는 의식을 갖는다면 (다른 계파에)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박·비박으로 나뉘어 계파싸움 끝에 보수가 분열했던 과거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당파 여상규 의원도 이날 토론회에서 “다음 대선에서 보수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지금 감옥에 계신 두 전직 대통령을 생각해서라도 보수세력이 서로 네 탓만 하지 말고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의원과 함께 김무성 의원을 만났던 홍문종 의원은 이날 오전에만 세 차례의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보수 진영이 하나가 되려면 탄핵을 이끈 데 대한 복당파의 고해성사와 사과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당내 대부분 의원이 복당파가 아무런 정치적인 사과 없이 들어와 당을 좌지우지하는 데 대해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과거니까 덮고 가자고 하는데, 2,000년이 지난 것도 아니고 불과 2년 전 있던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계 내부에서도 ‘박근혜 석방론’을 고리로 한 복당파와 화해 추진에 반대 의견이 나왔다. 친박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복당파가 말로만 사과한다고 해서 진정한 사과가 되나. 반성부터 먼저 해야 한다”며 “홍문종·윤상현 의원도 지역에서 여론이 안 좋고 존재감도 없어지니 무리수를 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은 “친박·비박 화해론에 박근혜 석방론이 떠오른 타이밍이 뜬금없다”며 “당의 여러 선거를 앞두고 계파가 결집한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 나온 정치적 제스처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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