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포용적 성장과 포용국가에 이르기 어렵다”며 “우리는 성급하게 자기 것만을 요구하는 것보다 조금씩 양보하면서 함께 가는 것이 좋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시민사회와 노동자, 기업, 정부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5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낙수효과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수출이 늘고, 기업의 수익이 늘어도 고용이 늘지 않고 있다. 고용 없는 성장이 일반화되고,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돼 오히려 성장을 저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며, 노사 간의 양보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올 한해 근로자 가구의 소득과 삶을 향상시켰지만, 고용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었다는 문제들을 직시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했고,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최저임금의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수출 실적과 관련해서도 “우리의 수출이 여전히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중소·중견기업의 참여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며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할 수 없다. 기업의 노사와 정부가 함께 손잡고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고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정 품목의 시장변화나 특정 지역의 경제상황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 간에 서로 도움이 되는 수출·투자분야를 개척해 포용적 무역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를 위해 산업별 수출역량을 강화하고, 수출 품목, 지역, 기업을 더욱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중소·중견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단계별로 필요한 금융, 인력, 컨설팅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주력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우리 제조업이 다시 활력을 찾는 일도 중요하다”며 “지난 달 ‘조선업 활력 제고방안’을 발표했고, ‘중소기업 제조혁신 전략’ ‘자동차 부품산업 지원대책’도 곧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수출 1조 불’ 시대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2005년에 우리는 10년 이내 수출 5천억 불, 무역 1조 불 비전을 제시했다. 그 목표를 4년 앞당겨 2011년에 달성했다”며 “‘수출 1조 불, 무역 2조 불 시대’도 결코 꿈만은 아니다. 무역인 여러분의 성공 DNA와 국민의 성원이 함께한다면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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