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 등 유통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온라인 시장 쟁탈전에 패션·뷰티 기업들까지 가세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특별한 쇼핑 경험을 제공해 활짝 열리고 있는 ‘옴니채널(Omni-channel)’ 시장의 승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뷰티앤라이프(H&B) 스토어인 올리브영은 IT 기반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와 손잡고 뷰티 업계 최초로 ‘3시간 퀵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17일 밝혔다. ‘오늘드림’이라 이름 붙여진 서비스는 올리브영 온라인에서 주문한 제품을 통합 물류센터가 아닌 고객 주소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집까지 배송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소비자들은 당일 배송을 받으려면 오전 일찍 주문해야 했던 불편함에서 벗어나 오후 8시까지 주문해도 당일 11시까지 배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전국 1,0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등 오프라인에 강한 올리브영의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극대화한 셈이다.
이날 LF(093050)도 국내 3D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클로버추얼패션’과 협업해 고객의 신체 정보를 기반으로 아바타를 형성하는 3D 가상 피팅 서비스 ‘마이핏(My Fit)’을 국내 최초로 론칭했다. 이용자가 성별·키·몸무게·체형 정보를 입력하면 3D로 구현된 아바타가 형성되고 아바타를 활용해 고객이 옷을 입은 모습을 가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아바타를 활용할 경우 사이즈·길이· 핏·실루엣 등 기존 온라인 상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를 체득할 수 있어 온라인 쇼핑의 맹점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패션그룹 형지도 통합 온라인몰 ‘형지몰’을 오픈하며 대리점에 강한 그룹의 특성을 반영해 형지몰에서 구매한 제품을 대리점에서 직접 찾아갈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 역시 이달 초 자사의 온라인몰 ‘SI빌리지’에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한데 모은 온라인 편집몰 ‘셀렉샵’을 오픈했다. 대다수 온라인몰이 자사 브랜드만 선보였던 것과 달리 2030에 인기가 높은 신진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단독으로 입점시켜 ‘SI빌리지’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패션·뷰티 기업들의 변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옴니채널’과 ‘O2O(Online to Offline)’ 소비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한 시도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어디서 쇼핑을 하더라도 오프라인 매장이 가진 ‘체험·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과 온라인의 ‘편의성’을 모두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양대 유통기업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최근 온라인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선언한 상황에서 국내 온라인 시장 쟁탈전은 앞으로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향후 12조 5,000억원을 들여 온라인 사업 확대와 복합쇼핑몰 개발에 힘을 쏟겠다고 밝힌데 이어 신세계그룹 역시 지난 10월 해외 투자운용사 2곳과 온라인 사업을 위한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확정해 내년 1·4분기 그룹 통합 온라인 법인을 신설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한 바 있다.
/김경미·변수연·허세민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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