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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위기 금융부실 전이조짐]카드론 잔액 27조로 11%나 껑충...대부업 연체율 10.7% 역대 최고

건전성 빨간불 켜진 2금융권

보험금 담보 빚내는 가계 늘고

생보사 해지환급금 20조 넘어

카드대출 연체율 추이






카드사들의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잔액과 연체율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가계신용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 여파로 대부업 연체율도 급격히 올라가면서 2금융권을 중심으로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 카드대출 연체율(대환대출 중 상환능력 미개선 포함)은 지난해 9월 2.98%에서 올해 9월 3.15%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카드사들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은 올 상반기 말 기준 2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나 증가했다. 카드대출 잔액이 급증한 것은 1금융권 대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에다 자영업 경기악화 등으로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급전이 필요한 취약차주들이 상대적으로 대출이 쉬운 대신 고금리인 카드사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에 대해 가계대출 7% 총량규제를 적용하고 있음에도 경쟁적으로 대출자산 확대에 뛰어드는 것도 한몫했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매달 꾸준히 점검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당국의 점검도 느슨한데다 어느 한 곳이 멈추지 않으니 부실이 생길 것을 알면서도 과당경쟁으로 점유율을 지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자상환 부담으로 연체가 늘어남에 따라 카드사들의 리스크 관리가 강화될 필요성이 높아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들이 보유한 부채는 500조2,906억원을 기록했다. 대출을 줄이지 못하고 한쪽 빚으로 다른 쪽 빚을 메우는 ‘돌려막기’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한재준 인하대 교수는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한 데 따른 여파가 일부 반영되고 있다”면서 “다중채무자가 몰려 있는 2금융권부터 부실 문제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급전 조달처인 대부업체의 연체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상위 19개 대부업체의 평균 연체율은 9월 기준 10.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부업체의 한 관계자는 “채권추심업체에 매각하는 부실채권은 연체율 집계에서 제외된다”면서 “실제 부실은 훨씬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부 업계도 대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부실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체 대부업체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6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은행 이용이 어려운 자영업자와 고령층의 자금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및 금리 인상, 경기침체 등이 맞물린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차주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내수부진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자금융통을 위해 2금융권을 이용하게 되면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을 중도 해약하거나 보험금을 담보로 빚을 내는 가계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원금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생활비 등의 급전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생보사에서 지급한 해지환급금은 사상 최고 수준인 20조3,8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보험을 깬 해지환급금 19조원과 보험료를 내지 못해 발생한 효력상실지급금 1조2,860억원을 포함한 수치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현 추세라면 올해 해지환급금은 25조원으로 지난해 23조원을 제치고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은 만기까지 계약을 유지하지 않고 중도 해약할 경우 은행 예적금이나 펀드 등 다른 금융자산보다 소비자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크다. 보험사가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사업비 명목으로 초기에 별도로 공제하기 때문이다. 이자는 물론 원금 손실을 보는 경우도 다반사지만 당장 필요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보험사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기존에 납부한 보험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약관대출도 급증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생보사의 약관대출 잔액은 46조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6,970억원 증가했다. 약관대출의 경우 심사가 상대적으로 까다롭지 않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적용되지 않아 최근 들어 부쩍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 계약 당시 약속한 수익률에 가산금리가 더해져 연 10%대의 고금리가 적용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도 대안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생보협회의 한 관계자는 “보험은 경기에 가장 늦게 반응하는 상품인데 장기금융상품을 중도 해지하는 사례는 증가하는 반면 신규 계약은 오히려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빚은 늘어가고 노후 준비는 갈수록 취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지는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원·박진용·김기혁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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