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어4호’의 성공적인 달 뒷면 착륙을 축하한다. 인류 최초이면서 감동적인 성과물을 만들어냈다. ”
짐 브라이든스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국장은 3일 중국이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하자 축하 트윗을 날렸다. 미국 ‘아폴로 11호’가 세계 최초로 달 앞면에 착륙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인 올해 나사의 핵심기술자마저 중국의 역사적 과업 달성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막강한 기술과 자본으로 무장한 미국마저 난색을 표했던 일을 중국이 달성하자 미국은 물론 러시아·일본 등 우주 패권을 두고 다투는 강대국들이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달 탐사 12년 만에 대업을 달성하면서 중국은 오는 2030년 달 유인탐사, 2050년 화성 유인탐사 등 ‘우주 굴기’ 핵심 프로젝트들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나가고 있다.
지난 2007년 10월24일 중국 최초의 달 탐사위성 ‘창어1호’를 쏘아 올린 중국은 3년 뒤인 2010년 10월1일 후속 위성인 ‘창어2호’ 발사까지 마치며 달 착륙 준비 속도를 높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한 2013년 12월14일에는 ‘창어3호’가 달 앞면 착륙에 성공했고 이날 ‘창어4호’가 달 뒷면에 안착하면서 중국은 미국·러시아 등 우주 강국이 해내지 못한 달 앞·뒷면 동시 착륙 과제를 성공했다.
지난달 8일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3호’ 로켓에 실려 발사된 창어4호는 11일 뒤인 19일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두 차례 궤도 조정을 거친 뒤 2018년 12월30일 착륙 작업을 시작한 창어4호는 15㎞를 낙하해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착륙에 성공한 창어4호는 자신이 품고 있던 무인로봇 탐사차를 달 표면으로 내보내 본격적인 탐사활동에 들어간다. 이 탐사차는 달 뒷면 남극 근처의 지형을 관찰하고 달 표면의 토양과 광물을 분석한다. 또 천문 관측, 중성자 방사선 탐지, 밀폐공간 내 식물 재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활동에는 중국의 28개 대학은 물론 네덜란드·독일·스웨덴·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과학자들도 참여했다.
달은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항상 달의 같은 면만 볼 수 있다. 달의 뒷면은 대부분 보이지 않아 신비스러운 뒷면이라는 뜻에서 ‘어두운 면’으로 불렸다. 미국은 1969년 세계 최초로 ‘아폴로11호’를 달 앞면에 착륙시켰지만 지난 50년간 뒷면 탐사까지 진척시키지는 못했다. 착륙선이 달 뒷면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지구와의 교신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5월 통신중계위성 ‘췌차오’를 쏘아 올려 이 문제를 극복했다. 췌차오 위성을 달 뒷면과 지구를 동시에 바라보도록 조정해 통신에 성공한 것이다. 중국은 또 달 뒷면에 운석 충돌구와 산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창어4호를 수직으로 착륙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착륙이 시작될 때 탐사선 엔진을 가동해 초속 1.7㎞의 낙하속도를 거의 ‘제로’로 낮추고 착륙 직전에 표면 사진을 찍어 평지를 확인했다. 1957년 10월4일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1호를 쏘아 올리며 자존심을 구겼던 미국은 달 탐사 영역에서도 중국에 추월당하는 굴욕을 맛보게 됐다.
‘창어4호’ 착륙에 성공한 중국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창어5호’를 발사해 달 토양 샘플을 채취하고 2025년 인류 최초의 달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인탐사다. 2003년 ‘선저우5호’를 시작으로 11명의 우주탐사인을 배출한 중국은 2030년 달 기지를 유인화하고 2050년에는 유인 화성 탐사에 성공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조안 존슨 프리즈 미 해군대 교수는 “창어와 선저우의 성공을 바탕으로 중국은 유인 달 탐사에 나설 것”이라며 “중국은 우주 산업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달 착륙에 사용된 우주선 이름인 창어(嫦娥·상아)는 달에 사는 고대 전설상의 선녀를 의미한다. 남편인 예가 서왕모로부터 얻은 불사의 약을 훔쳐 달 속에 뛰어들었다고 전해진다. 달 속의 두꺼비 신앙과 결합했고 뜻이 바뀌어 달의 다른 이름으로도 쓰인다. 통신중계위성인 ‘췌차오(鵲橋)’는 오작교를 말한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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