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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경장벽이 대체 뭐길래··‘셧다운’ 장기화로 먹구름 끼는 재선 가도

신임 펠로시 의장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어”

국경장벽 예산 ‘0’원, 민주당표 예산안처리 방침

셧다운 13일째, 역대 최장인 ‘21일’ 넘어설 수도

공화당 지지자 중 85% 장벽 찬성하지만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 수준으로 ‘급전직하’

2일(현지시간) 미국과 국경지대인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사람들이 장벽을 지나가고 있다. /티후아나=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 요구를 둘러싼 갈등으로 미 정부 예산지출이 중단되는 ‘셧다운’이 3일(현지시간) 13일째를 맞았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미국의 제116대 연방의회가 개원하고 2년 임기에 돌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여당인 공화당, 야당인 민주당 사이에 이견이 팽팽해 좀처럼 셧다운 종료를 전망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날 하원의장에 선출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의원은 “좋은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온 것이든 간에 먼저 토론할 것”이라며 “민주당 예산안을 상원 공화당에 제안할 것”이라고 민주당표 예산안처리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말 휴가에 혼자 백악관에서 일했다고 하더라도 이 문제는 그것과 상관없다”면서 “(국경장벽 예산을)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다”고 단언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의장/로이터연합뉴스


현재 민주당 예산안은 셧다운 사태의 발단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건설비 50억달러 가운데 한 푼의 예산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에 공화당은 민주당표 예산안이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자신들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원에서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번 미국 정부 셧다운이 역대 가장 길었던 21일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셧다운으로 인해 현재 미 연방정부 업무의 25% 가량이 재원 부족으로 중단됐고, 38만명이 강제 휴가를 떠났으며, 42만명은 보수를 받지 못한 채 근무하고 있다.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해 “장벽이 오고 있다”는 포스터를 내놓은 트럼프 대통령/트럼프 대통령 인스타그램




트럼프 대통령이 이토록 국경장벽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2020년 재선 모드에 돌입한 트럼프 행정부가 지지율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자신의 슬로건인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의 상징물과 같은 국경장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층은 국경장벽을 압도적으로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퀴니피악 설문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 중 85%는 국경장벽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에서도 국경장벽 찬성률은 43%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논리는 사실과 다르며 외국인 혐오를 부추긴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상당수가 이민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CNN은 “국경장벽이 트럼프 지지층에게 만병통치약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민주당 역시 재선 승리를 위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민주당에서 처음으로 대선 예비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렌 의원은 이미 지난 2일 아이오와로 첫 여정을 떠났다. 이밖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민주당 내에서 30명 이상이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 가운데 대세라고 할만한 유력 대권 주자는 아직 없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셧다운의 이유는 단 하나, 2020년 대선 때문”이라면서 “민주당은 트럼프의 성과로 인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정말로 필요한 장벽과 국경 안보에 반대하고 대통령을 공격하고 있다”고 민주당 측에 셧다운의 책임을 돌렸다.

미 정부 예산지출이 중단되는 ‘셧다운’으로 문을 닫은 조슈아 나무 국립공원 /AFP연합뉴스


한편 미국인들은 이번 셧다운과 관련해 민주당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지난해 12월 21~2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성인 미국인의 47%가 “셧다운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답변한 반면 민주당에 책임이 있다는 답은 33%, 공화당에 책임이 있다는 의견은 7%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도 급전직하하고 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지난해 12월 21∼23일 미 유권자 1,9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 범위 ±2%포인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찬성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39%에 그쳤다. 반면 56%가 반대한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사태 당시 백인우월주의들을 규탄하기를 거부했을 때 이후 처음으로, 당시 지지율이 39%였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뉴스위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자금 요구로 초래된 셧다운이 그의 지지율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인터넷매체 복스도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으로 점점 더 비난받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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