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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최저임금, 감내할 수준 넘어"…박용만 "정치권, 져야할 십자가 외면"

■한국당 찾아간 경제단체장들

기업 투자 늘어야 일자리도 늘어

반시장·규제일변 경제정책 성토

나경원(오른쪽 네번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손경식(〃 세번째) 경총 회장, 박용만(〃 다섯번째) 대한상의 회장 등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경제단체 초청 긴급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 등 4개 경제단체장들이 7일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만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개선, 원활한 가업 승계를 위한 상속·증여세 완화 등을 촉구하며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당부했다. 이들 단체장은 “기업의 투자가 늘어야 일자리도 늘고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며 기업활동의 장애요인인 규제 해소를 거듭 강조했다. 한국당은 경제단체로부터 받은 건의서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결정 과정 및 기준 개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규제개혁 특별법 논의 △노동개혁 라운드테이블 구성 △과도한 상속·증여세 개선 △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 △개인정보 규제 개선 및 대책 마련 등 7대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제단체들은 이날 한국당이 산업·경영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국회에서 개최한 ‘경제비상 극복, 무엇을 해야 하나’ 긴급간담회에 참석해 정부의 반시장, 규제 일변도 경제정책을 성토했다. 이들의 개선 요구는 ‘최저임금 인상’에 집중됐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세계 경기가 둔화 국면에 들어가 걱정스럽다”며 “올해 우리 경제가 많은 난관을 헤쳐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시급히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금의 최저임금은 “시장이 감내 가능한 적정 수준이 아니다”라는 게 손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최저임금 수준이 지난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국 중 네 번째”라며 “업종·연령·지역별 구분적용을 도입하는 등 종합적인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 및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문제 역시 국회가 적극적으로 보완 입법에 나서달라는 게 손 회장의 주문이다. 대한상의 역시 최저임금 산출기준을 산식으로 만들어 임의적 인상 여지를 최소화하고 인상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신기술 산업에 대한 규제개혁 목소리도 컸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시장에서 자발적 성장이 나오게 유도하고 기업을 뛰게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서비스 산업과 빅데이터 등 신산업 입법에 국회가 적극 나서달라”고 말했다. 특히 ‘규제혁신 5법’의 잔여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신산업 육성의 기본 틀을 완성하고 바이오·신재생에너지·공유경제 등 산업 간 융합 및 연계 가능한 분야에 대해서도 샌드박스(신산업에 대한 초기 규제 면제·유예제도)를 추가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활동을 요청했다.



국회에 대한 ‘뼈 있는 당부’도 이어졌다. 박 회장은 “(한국당에 건넬) 건의문과 지난해 두 차례 국회에 제출한 건의문을 보면 상당수가 아직 해결이 안 되고 남아 있다”면서 “경제성장을 위해 모였다고 하면 우리의 할 일은 기업을 뛰게 하는 것이고 입법부의 역할이 가장 클 것 같다”고 정치권의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특히 정부와 정치권에 책임감을 가져달라고도 거듭 당부했다. 카카오 카풀 등 이해관계자의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문제의 해법 마련에 눈치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유통·물류·도소매 등에서 큰 변화가 초래되고 있는데 정치권이 져야 할 십자가를 외면하고 있다”며 “이들 분야에서 분쟁만 늘고 변화는 막히면서 결국 기존 종사자는 더 어려워지고 사업의 기회는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정치인이라면 누구의 편을 들기보다는 책임감을 갖고 상대방을 설득해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활한 가업 승계를 위한 상속·증여세 완화 요구도 이어졌다. 비용 부담에 대를 이을 기업을 매각하는 사례가 속출하자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다.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업의 연속적 계승 지원도 두루 살펴달라”고 당부했고 손 회장 역시 “과도한 상속세 문제가 가업 승계를 어렵게 해 기업인의 의욕을 꺾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명문 장수기업에 한해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현행 최대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추경호 의원)을 발의한 상태다. /송주희·양지윤·고병기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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