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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2019 싱크탱크 제언]기업을 살려야 경제가 산다

규제·노동개혁·세부담 완화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 필수 요건

투자 매력 높이는 정책 펼쳐야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았다. 부와 풍요의 상징인 황금돼지의 해에 우리 경제가 더 큰 번영과 도약을 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올해 경제 전망은 황금돼지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예상 경제성장률만 봐도 암울하다. 올해 우리 경제는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0.3%포인트 낮고 최근 7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세계 평균보다도 무려 1.3%포인트나 낮으며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세계 경제와 비교해보면 우리의 성장 속도는 역대 정부 중 가장 낮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경기도 주춤하고 자동차·철강 등 주력 산업들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해마다 30만~40만명씩 늘던 일자리는 올해 10만명을 넘기기도 버거워 보인다. 어느덧 우리 경제가 정점을 찍고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혹자는 이제 우리도 선진국이 됐으니 저성장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한다. 이처럼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을까. 아직 중진국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나라가 국민소득 5만달러를 넘는 선진국처럼 이야기한다. 심지어 선진국이자 대국인 미국보다도 낮은 성장률이라는 점은 애써 외면하는 듯하다. 경제는 속도다. 달리는 자전거와 같아 멈추면 넘어지기 십상이다. 성장하지 않으면 기업은 투자를 줄이게 되고 일자리는 점점 줄게 된다. 특히 저숙련 근로자, 서민 일자리부터 사라진다. 저성장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성장의 효과는 우리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미국을 보면 알 수 있다. 요즘 미국 기업들은 ‘고스팅’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고스팅은 근로자가 취업을 해놓고 예고 없이 일을 그만두고 연락도 되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마치 유령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업자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존재하다 보니 생긴 근로자 갑질 현상이다. 미국의 지난해 실업률은 3.7%로 49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미국 기업들에는 고스팅이 골칫거리겠지만 우리에게는 여간 부러운 말이 아닐 수 없다.



비결은 기업에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낮췄으며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면 2개 이상의 규제를 없애는 ‘투 포 원 룰’로 과감하게 규제를 풀었다. 자원이 풍부하고 내수시장도 큰 나라가 정책적으로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 것이다. 이러니 기업이 투자하고 고용을 늘린 것이다.

경제를 살리려면 답은 하나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남들이 하는 수준으로는 안 된다. 다른 나라보다 더 과감하게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자원도 없고 내수시장도 작고 생산성에 비해 임금도 높은 편이다. 노사관계도 예멘·짐바브웨보다 나쁜 꼴찌 수준이다. 결국 우리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경제정책으로 승부를 거는 수밖에 없다.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즉 규제개혁, 노동시장 개혁, 세 부담 완화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의 경제정책은 안타깝게도 거꾸로 갔다.

존 미클스웨이트가 ‘기업의 역사’라는 책에서 말한 대로 이제 국가가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국가를 선택하는 시대다. 국력도 군함의 숫자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숫자로 판가름난다. 경제 성패는 그 나라의 경제정책이 글로벌 기업들에 얼마나 매력적인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 기업들에 외면받는 투자처였다. 최근 10년간 3,017억달러의 투자가 해외로 나간 반면 국내에 들어온 투자는 1,005억달러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해외로 빠져나간 일자리만도 150만개는 족히 넘을 듯하다.

올해는 부디 대한민국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정답도 이미 나와 있지 않은가. 실천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다. 그래서 경제에 황금돼지가 넘쳐나는 풍요로운 나라, 기업들이 ‘코리안 고스팅’ 때문에 고생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자리가 넘쳐나는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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