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문재인 대통령 헌정곡을 시무식 때 사용했다가 논란이 일자 박원순 시장이 직접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박 시장은 9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형석 작곡가가 헌정한 곡을 (시무식 때) 쓴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면서 “이로 인해 상심했을 모든 분들께 사과한다”고 적었다.
박 시장은 또 김형석 작곡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올해 시무식에서 박 시장의 입장 때 배경음악으로 김씨가 만든 ‘미스터 프레지던트’(Mr. President)를 틀었다.
이 곡은 대중문화계의 대표적 문 대통령 지지자로 꼽히는 김씨가 2017년 9월 “대통령 취임 이래 화제가 된 여러 기념식과 행사를 지켜보다가 문 대통령께 음악을 헌정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며 공개한 곡이다.
2017년 1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시 청와대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 사열 이후 군악대 퇴장곡 등으로 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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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탓에 이후 서울시 시무식 장면을 영상으로 본 일부 누리꾼들이 “박 시장이 문 대통령 헌정곡을 무단 사용했다”고 지적하며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트위터 등에도 “곤룡포를 훔쳐 입었다”는 식의 비난 글이 올라왔다.
이에 서울시는 박 시장 입장 모습이 담긴 시무식 영상을 유튜브 등에서 삭제했다. 트위터 계정 운영자 명의로도 “실무진에서 인지하지 못하고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박 시장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의견이 계속되자 박 시장이 트위터 글을 올리고 김씨에게 사과한 것이다. 김씨는 박 시장의 사과를 흔쾌히 받아들이며 “마음의 부담을 갖지 마시라”는 취지로 말한 것을 전해졌다.
서울시는 시무식 당시 용역을 맡긴 음향 업체가 곡의 배경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시무식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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