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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정책
[대한민국 생존 리포트] 선거 없는 올해가 적기...票의 등가성 확보해 민의 반영해야

■우리는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는가 ③정치

대통령이 인사·예산·감사권 모두 갖는 시스템이 문제

연동형비례제로 사표 방지·양당 대립 구조 해소 필요

정치인 면책특권 등 남용 막는 강력한 대책도 마련을





지나치게 대통령 한 사람에게 쏠려 있는 권력을 분산시키고 극단적 이분법에 매몰된 채 곪아가는 국회의 후진적 문화를 선거제 개편 등을 통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현 정부 들어 더욱 고조됐다. 대통령 탄핵 및 조기 퇴진이라는 정치사에 유례없는 사건 끝에 탄생했기에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컸다. 그러나 현재 정치개혁 논의는 공전되다 못해 퇴행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권력은 더욱 청와대로 집중됐고 내각과 의회는 관련 논의에서 소외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체’라고 했다. 생물체처럼 정치 권력구조도 메스를 댈 타이밍을 놓치면 고름이 터지고 번지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 1인 권력 분산과 민의를 충분히 대변하지 못하는 선거제 등에 대한 수술이 시급하다.

◇대통령 견제 장치 늘려야=정치학자인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정치개혁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현 정부가 ‘청와대 정부’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 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더 강한 청와대를 만든 것은 중대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대표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겠다는 취지의 개헌 발의권을 지난해 대통령이 주도한 것 자체가 관용의 한계를 벗어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핵심사항은 ‘국회 예산법률주의 도입’과 ‘정부의 법률제출권 폐지’ ‘대통령의 헌법기관장 인사권 축소·조정안’이다. 법률안제출권·인사권·예산권·감사권·정책결정권을 모두 갖는 한국식 대통령제는 민주주의를 정치체제로 한 선진국에는 유례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제왕적 대통령제, 초(超·super)대통령제, 초과(超過·hyper) 대통령제 등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이를 축소시키는 게 당면 과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 개헌안은 인사권과 예산권·감사권 모두 포기하지 않았다”며 “대통령 권한 축소를 위해 부분적으로 손을 댔지만 의회가 대통령을 견제하는 장치는 미흡한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야권은 꾸준히 대통령 권력 분산의 핵심인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거나 추천하는 안을 주장해왔다. 청와대는 국회가 총리를 선출 및 추천하게 되면 이중권력 상태가 돼 국정운영이 어려워진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총리선출제의 수용 여부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없애는 핵심의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승자 독식’ 선거제 이대론 안 돼=되풀이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한편으로 ‘승자독식’의 선거제 개편도 필수적이다. 지난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대통령의 평균 득표율은 43.8%, 집권당의 평균 득표율은 37.6%에 불과했다. 각각 56.2%와 62.4%의 반대가 존재했다. 표의 등가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다. 대통령에 이어 국회의원과 지방선거까지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지방선거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 50%의 지지를 받은 정당이 80%에 육박하는 지방의회 의석을 독차지했다. 전국 광역의원 824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652명(79.13%)으로 자유한국당은 137명(16.63%)에 그쳤다. 이 같은 승자독식을 해소하기 위해 정치권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두고 줄다리기를 시작했다.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지금처럼 최다 득표자 1인만 당선되는 승자독식제도가 만드는 사표문제를 줄여 표의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다. 그 결과 다양한 정당이 출현해 다당제로 바뀌면 양당의 극한 대립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관건은 초과의석에 대한 국민 정서다. 해결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유종성 가천대 교수는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른 의원정수 확대 문제도 독일식 권역별이 아닌 뉴질랜드식의 전국별로 할 경우 해결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전국단위 연동형을 도입하면 의원정수나 비례·지역구 의석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하더라도 작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특권 이젠 내려놓아야=문제는 선거제도 개편을 두고 정치권의 ‘밥그릇 챙기기’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이라는 점이다. 국회의원에게는 수당·입법활동비·여비 등 세비와 의원실에서 개인이 마시는 커피, 잡비까지도 국민 혈세인 국고지원이다. ‘일’도 하지 않는 국회가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을 남용한다는 점 또한 비난의 대상이다. 개원 이후 현행범이 아니면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의원은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됐다 하더라도 현행범이 아닌 이상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에 풀려난다. 불체포특권 덕분이다. 비판여론이 커지자 19대 때부터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65세부터 매달 120만씩 지급하는 의원연금(헌정회 연로회원 지원금)을 없앤 것 외에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이규정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영국은 의원 불체포 특권이 없고 독일과 프랑스는 의정활동에 따라 수당이 다르다”며 “선거제 개편과 함께 의원 특권을 내려놓는 강력한 개혁안을 제시해야 국민설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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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4 19:28:25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