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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원하는대로 끌려가는 비핵화협상...美, 핵용인하나

폼페이오 "美 안전이 가장 중요" ICBM에 초점

주일미군은 北 핵보유 선언국 분류

"정상회담 세부사항 도출 중"

2월 베트남 북미회담 힘실려

ICBM-제재완화 맞교환 땐

한국 핵위협 못벗어나 최악

중동을 순방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앞줄 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 도착해 아델 알주베이르 외무장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AFP연합뉴스




북미 핵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입에서 13일(현지시간) “세부사항을 도출 중”이라는 발언이 나오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 임박설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더해 ‘2월 베트남’에서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해지고 있다. 꽉 막혔던 북미대화가 재개됐다는 점에서 일단은 긍정적 평가가 나오지만 핵심 의제와 관련해서는 되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사일 일부 폐기 정도만 북측으로부터 받아낸 후 상응 조치로서 제재를 풀어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현재 북미대화 기류에서 감지되고 있어서다. 이는 결국 북한이 그간 줄기차게 요구해온 대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것인데, 한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상시 핵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는 의미다. 주일미군사령부(USFJ)가 최근 자체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한 홍보 동영상에서 북한을 중국·러시아와 함께 아시아 지역 3대 핵 보유 선언국으로 꼽은 점 역시 이 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CBS 방송과의 화상 인터뷰 도중 나왔다. 그는 ‘북미 정상이 마주 앉는 모습을 언제 볼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우리는 세부사항을 도출(work out)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폼페이오 장관이 중동 순방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이번주 중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나 리용호 외무상과 마주 앉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약 없던 2차 핵담판이 가시권에 들어온 점은 반길 일이지만 의제 관련 전망에는 먹구름이 끼고 있다. 무엇보다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협상을 미국민의 안전과 연계했다는 점이 걱정된다. 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미국민에 대한 리스크를 줄여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북미 간) 대화에서 진전시키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미국민의 안전이 목표”라고 말했다.



북한이 가진 핵·미사일 중 미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무기는 ICBM인데 민주당을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북핵 협상 성과를 요구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존 핵은 그대로 둔 채 ICBM 문제만 우선 해결하고 북한에 상응 조치를 해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연구센터장은 “북한이 대화에 계속 응하지 않으니 미국의 말이 자꾸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라며 “북한의 버티기에 미국이 끌려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나오는 점 역시 우려를 더한다. 유엔의 대북제재가 이중삼중으로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위 당국자들이 앞장서 현물 지원을 통한 개성공단 재개 등을 언급하는 것은 핵협상에서 결국 북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이번 김정은의 중국 방문을 통해 북중 밀착이 더욱 강화된 실정에서 향후 미북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빅딜’은 나오지 못하고 ‘미니딜’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질 것”이라며 “미니딜은 결국 ‘핵 군축 방향’으로, 북한 ‘핵보유국 인정 방향’으로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정영현·이현호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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