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거친 자영업 창업시장이 올해에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도 여러 가지 업체와 업종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다양한 트렌드의 조화와 융합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건강·오락 및 자기계발 업종, 지역상권의 발달 등이 바탕에 깔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근로시간 단축, 퇴근시간 이후 노리는 업종 주목=근로시간 단축으로 퇴근시간이 당겨지면서, 오피스 상권의 중대형 외식업은 울상이지만 각 지역별 상권은 성장세로 평가된다. 특히 스크린야구장, 스크린테니스장, 사격·양궁·농구 등 스포츠 관련 오락 업종과 프리미엄 독서실, 모임 센터, 스터디 카페, O2O 모텔, 휘트니스 카페, 힐링 카페 등 자기 계발 관련 업종이 눈에 띈다.
노인 주야간보호센터도 주목을 끈다. 아침에 버스로 실어가서 자식들이 퇴근하는 오후 늦게 집까지 모셔다 드리는 서비스로,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그리고 전문 식품조리사들이 쾌적한 시설에서 보호해 준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워라밸을 중시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창업비용이 비교적 많이 들지만, 육체적 노동이 적게 들어 중산층이나 화이트칼라 출신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전했다.
◇‘뉴트로’ 트렌드는 올해도 유효=창업시장에서도 과거 한때 유행한 업종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다만 과거로 회귀하되 현대적인 멋도 동시에 살리는 ‘뉴트로’는 패션뿐 아니라 창업시장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 중 하나인 삼겹살 중에서도 냉동 삼겹살은 과거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최근 들어서는 한 차원 업그레이드되면서 불황기 인기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제맥주 전문점도 다양한 수제 맥주와 퀄리티 높은 안주 메뉴가 더해져 2019년에도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 1위 ‘생활맥주’는 인테리어 분위기가 과거와 현대의 적절한 조화로 젊은층과 중장년층 모두 좋아한다는 평을 받는다.
◇올해도 작년 이어 ‘작지만 예쁜 가게’=강 교수는 “올해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인테리어 분위기를 한 단계 높인 ‘작지만 예쁜 가게’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용절감 요소에만 치중하고 변화와 혁신에 소홀한 점포는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불황으로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 1인 창업, 가족 창업을 중심으로 하는 골목상권의 작은 점포가 많이 생겨났다. 올해는 이들이 경쟁에 본격 들어가는 시점으로 인테리어·메뉴 혁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도시락 전문점 중에서는 한솥도시락이 브랜드 로고를 새롭게 만들고, 가격대를 1만 3,000원으로 높인 시그니처 도시락 메뉴를 선보이면서 점포 콘셉트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삭토스트 역시 로고와 인테리어를 개선하고 신 메뉴 개발에도 투자하며 1인 여성창업 아이템으로 주목 받고 있으며 작년에 800호점을 돌파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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