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2월 10일. 설 연휴 끝자락이던 그날 저녁 8시 50분쯤 숭례문 2층 누각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한 노인의 방화로 국보 1호 숭례문은 삽시간에 화마(火魔)에 휩싸였다. 불이 상부 지붕까지 옮겨붙어 2층이 전소되다시피 한 이 날은 치욕이자 상처로 기억됐고 이를 계기로 문화재청은 2월 10일을 ‘문화재 방재의 날’로 지정했다.
문화재청은 오는 10일 문화재 방재의 날을 맞아 문화재 현장의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문화재 화재 대응훈련, 안전점검, 글짓기 공모전 시상식과 유공자 포상식을 개최한다. 우선 8일 오후엔 서울 경복궁 수정전에서 화재 상황을 가정한 화재대응 훈련을 시행한다. 재난대응 매뉴얼은 △화재신고 △관람객 대피 △동산문화재 긴급이동 △자체 초동진화 △부상자 후송 △소방차 출동 화재진압으로 전개된다. 문화재에 불이 났을 때를 대비해 종로소방서, 서울119특수구조단, 서울지방경찰청 713 의경대 등 관계기관과 약 200여 명의 문화재지킴이 회원들이 함께한다.
또 2월 한 달 동안 국가민속문화재 제189호로 지정된 경주 양동마을 등 전국 각지의 중요문화재 현장에서 재난대응 훈련도 일제히 시행된다. 동시에 문화재청은 오는 18일부터 4월 19일까지 전국의 문화재 현장 1,010개소에서 문화재 분야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대규모 방재시설 설치가 곤란하거나 경비인력이 상주하기 어려운 이른바 ‘나 홀로 문화재’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침입감시 센서, 지능형 폐쇄회로 TV(CCTV) 등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문화재 현장에 도입하는 사업이 새롭게 시작된다. 문화재 안전 관리를 위해 활동한 관계기관 및 개인에 대한 유공자 포상식은 8일 오후 2시 국립고궁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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