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보라매병원에 따르면 남기웅·권형민 신경과 교수와 박진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찾은 1,578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및 혈액 검사 결과를 분석해 호모시스테인의 혈청 농도와 뇌 소혈관질환 간의 연관성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했다.
혈청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9.6μmol/L 이상인 그룹은 9.6μmol/L 미만인 그룹에 비해 뇌혈관 미세출혈, 뇌백질 고(高)신호 병변, 열공성 뇌경색 등 뇌경색 환자 대부분에서 발견되는 뇌 소혈관질환이 함께 관찰된 비율이 높았다. 14%는 25개 이상의 확장성 혈관주위 공간(enlarged perivascular space·EPVS)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까지 정상 범위로 알려진 호모시스테인 농도인 5~15μmol/L에서도 유의한 위험성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호모시스테인이 뇌 소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며 다양한 뇌 소혈관질환들이 호모시스테인이라는 공통된 원인을 가지고 있음도 밝혀냈다.
권형민 교수는 “호모시스테인이 뇌 소혈관질환 발생 전반에 관여해 추후 뇌경색·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며 “호모시스테인은 육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먹을 경우 체내 농도가 올라가므로 시금치 등 녹색 채소나 생선 같이 비타민B가 풍부한 음식을 함께 섭취해 정상 수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진호 교수는 “아직까지는 음식을 통한 비타민B 섭취가 아닌 건강기능식품 형태의 비타민B 복합제의 복용이 호모시스테인 감소를 통해 뇌졸중을 예방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섣부른 비타민B 복합제 복용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모시스테인은 음식물이 체내에서 소화될 때 만들어지는 아미노산으로 체내에 과다 축적되면 심혈관질환 및 뇌 조직 손상에 의한 치매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뇌세포로 산소·영양분을 실어나르는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신체마비, 감각이상, 언어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한 번 나타나면 완치가 어렵고 치료 후에도 후유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신경과학회 학회지인 ‘신경학(Neurology)’에 발표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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