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명 대학들이 ‘서울대는 이런 연구를 하는구나’ 하고 알아야 하는데 지금은 다들 (서울대를) 신경 쓰지 않습니다. 서로 경쟁해서 몇몇 분야라도 세계를 선도할 만큼 성장하도록 돕겠습니다.”
최근 취임한 오세정(사진) 서울대 총장이 “4년 임기 내 유망한 연구 분야를 집중 육성해 서울대를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으로 만들겠다”고 12일 밝혔다.
오 총장은 이날 서울 관악캠퍼스 행정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을 설명했다. 그는 어떤 학문 분야를 육성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글로벌 대학의 기준으로 각 분야를 평가해 유망 분야를 가려낸 뒤 집중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총장이 바라는 서울대는 해외 대학의 장점을 취하되 한국 대학 실정에 맞게 변화한 연구중심대학이다. 그는 “서울대가 지향할 모델로 하버드형일지 UC버클리형일지 많은 사람이 묻지만 우리는 나름대로 모델을 찾아서 갈 것”이라며 “미국 아이비리그라 해도 대학 운영체계와 투자 규모가 다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벤치마킹하는 시대는 지났고 한국 대학만의 모델을 만들어가야 할 때”라고 했다.
오 총장은 연구중심대학으로 위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보다 많은 학생이 연구자의 길로 들어서도록 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피력했다. 그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지원을 받는 국립대 학생들이 혼자만 잘사는 직업을 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여러 교수 사례를 학생들에게 제공해 연구자의 매력적인 모습을 보고 연구의 길을 택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총장은 최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한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에 대해서도 노사 타협의 뜻을 밝혔다. 그는 “서울대가 오랫동안 용역 업체와 계약하다 보니 정규직으로 전환된 후에도 그전과 비슷한 처우를 받았다”며 “노조의 요구사항이 일리가 있어 우리 능력 안에서 수용해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조는 본부와 임금 인상안에 합의하고 파업을 철회했다.
오 총장은 “국회에 있는 동안 아는 이들이 많이 생긴 만큼 우리 입장을 설명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정계 경험을 살려 앞으로 국회의원들과도 부지런히 만나 설득 기회를 갖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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