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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어떤 투자라도 목표는 똑같다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투자한 대상의 가치가 크게 올라 큰 이익을 내면 투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하지만 투자의 유일한 목표는 수익 추구이며 수익은 크면 클수록 좋은 것이다. 다만 사회의 법 규범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제약이 따른다. 이런 투자의 목표 또는 제약조건을 이해하지 못하고 투자한다면 성공하기는 힘들다. 비유하자면 어떻게 하면 점수를 얻는 것인지, 룰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기를 해서는 이길 수 없는 것과 같다.

투자의 전략 중 환경친화적이고 사회적으로 유익한 제품을 만들며 지배구조가 건전한 기업들을 골라 투자하는 전략이 있다. 사회적책임투자(SRI),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투자 또는 임팩트 투자가 여기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것이 이런 투자가 추구하는 진정한 목표일까. 만약 아무리 아름다운 가치를 이뤘다 하더라도 손실을 봤다면 투자로서는 분명 실패한 것이다. 사실 도덕적인 기업을 골라 투자한다는 것은 형식이고 사회적 통념에 부합하는 건전한 사업을 하는 기업이 결국 높은 평가를 받게 돼 투자자에게 큰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는 점이 목표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손해를 각오하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추구하는 것까지 말릴 수 없지만 그것은 투자라기보다는 기부로 봐야 할 것이다. 사실 투자자마다 갖고 있는 정의의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점도 문제다. 술·담배 또는 무기를 제조하거나 도박이나 게임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이른바 ‘죄악주 투자’ 전략도 있다. 혹자는 이런 주식에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들만의 윤리적 잣대일 뿐이다. 실제로는 이런 종목 중 성장 가능성이 큰 우량 종목이 많아 합법적인 사업을 한다면 투자해서는 안 될 이유는 없다.



단순히 주식을 사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기업에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계열사 보유지분 매각 등을 강요하고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후 매매차익을 얻는 걸 목표로 하는 펀드를 행동주의 펀드라 한다.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 가치를 높인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행동주의 펀드가 거쳐 지나간 기업은 대체로 허약해진다. 단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것도 정당한 투자 전략 중 하나이므로 절대 비난할 수는 없다. 반면 장기적으로 기업을 성장시켜 지속 가능한 수익을 누리려는 투자자는 이런 펀드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려 한다. 지난 2010년께 영국에서 탄생한 스튜어드십 코드는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기업을 지킨다. 충성스러운 집사처럼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게 임무처럼 보이나 스튜어드십의 최종 목표 역시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도와 주주에게 수익을 안기는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나 스튜어드십 모두 최대 이익 추구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이는 투자의 목표가 수익 실현 외에 다른 어떤 가치도 될 수 없음을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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