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03.88포인트(0.41%) 내린 25,439.3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30포인트(0.27%) 하락한 2,745.73에 장을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58포인트(0.09%) 상승한 7,426.95에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경제지표와 미·중 무역협상 추이, 트럼프 정부의 국경장벽 건설 예산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대표적 소비시즌의 소매 판매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해 장 초반 시장에 충격을 줬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2% 감소했다. 이는 금융위기 기간인 지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이다.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0.1% 증가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여기에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 등 다른 지표도 부진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1.5%로 대폭 내렸고, JP모건체이스는 2.6%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경기둔화 위험이 명확하게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가 올해 말 종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우지수는 장 초반 2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연방정부 셧다운에 따른 데이터 수집 차질 등으로 지표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속속 제기됐다.
아울러 미·중 무역협상 관련 낙관적 기대가 유지된 점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신은 미국이 오는 3월 1일인 무역협상 마감기한을 60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장 후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마련한 예산안에 서명한 이후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란 소식이 나왔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할 계획이라는 점을확인했다.
이 경우 민주당의 거센 반발 등 향후 정국 혼란이 커질 수 있어 시장의 경계심도 확대됐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낙폭을 다시 키웠다. 종목별로는 뉴욕에 제2 본사 설립 계획을 철회한 아마존 주가가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1.1% 내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무역협상에 대한 시장 기대가 유지되고 있지만 협상이 원활하지 못할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 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0%, 인하 가능성은 1.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3.6% 상승한 16.12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에 앞서 끝난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이날 약세로 마감하며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1,089.79로 0.69% 하락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23% 내린 5,062.52를 기록했으며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는 3,182.66으로 0.62% 떨어졌다.
다만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8% 오른 7,196.75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증시는 파운드화 약세로 수출 기업들의 긍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0%(0.51달러) 오른 54.4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1.49%(0.95달러) 오른 64.56달러에 거래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3월 기존에 약속한 원유생산 쿼터를 밑도는 수준으로 감산할 것이라는 소식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 중인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유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중국의 지난 1월 달러 기준 수출액이 작년 동월에 비해 9.1% 증가하면서 전달의 마이너스에서 증가세로 반전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국제 금값은 소폭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20달러 내린 1,313.9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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