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해 말 소매판매 실적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후퇴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미 최대 쇼핑 대목으로 꼽히는 11월 추수감사절(22일)·블랙프라이데이(23일)부터 12월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기간에 되레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0.1~0.2% 증가를 예상한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미 CNBC방송은 “이번 소매판매 실적은 소폭 증가를 예상했던 경제전문가들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전했다.
부문별로는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가 1.8% 줄면서 2008년 12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아마존을 비롯한 비점포 소매판매도 3.9% 줄어 2008년 11월 이후 최대폭으로 고꾸라졌다. 지난해 말 쇼핑시즌에 온라인 매출이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간 흐름에 비춰보면 의외의 수치인 셈이다.
소매지표 부진은 미국의 경제활동에서 70%가량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의 둔화 신호로 읽힌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이코노미스트는 “당장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에도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미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예상보다 더 약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