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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금융 샌드박스'에 거는 기대

손보미 콰라소프트 대표





지난달 말 마감한 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 샌드박스(규제 유예 제도)’ 신청에 시중은행을 포함한 88개 금융사(서비스는 105건)가 앞다퉈 접수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관심에 금융위는 우선 심사 후보군을 당초 10여건에서 40여건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겹겹이 둘러싼 규제를 벗어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에 도전하고 싶은 갈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인공지능(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인 콰라소프트에 몸담고 있는 필자로서는 지난 2년 동안 스무 개가 넘는 나라를 돌아다니며 각국의 시장을 기웃거렸던 경험이 떠올라 이번 샌드박스가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에서는 기껏 서비스를 개발하고 상품을 출시해 고객의 호응을 얻어도 번번이 규제의 벽에 가로막혔다. 심지어 회사 창업자가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소용없는 경우마저 있었다. 그래서 국내에서 기획했지만 해외 기업들과 합작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서비스의 알맹이는 지켜냈지만 전체로 보면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기억이다. 영국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차라리 우리나라로 옮겨 사업하라’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았을 때는 반가움과 동시에 헛헛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만큼 콰라소프트는 지난해 3월 싱가포르에 실제 법인을 세우고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규제 완화로 한국에서의 사업이 자유로워진다면 더욱 반가운 소식이 되리라고 믿는다. 콰라소프트 역시 서둘러 금융위에 신청서를 낸 이유다.



혁신은 가죽(革)을 새롭게(新) 한다는 뜻이다. ‘가죽이 벗겨져 새살을 드러내는 고통’이라는 의미 역시 갖고 있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기존 비즈니스를 재정립하는 과정은 분명 만만치 않은 고통일 것이다. 그러나 혁신의 본령은 소비자의 편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고객의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자율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혁신이라는 의미다.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어야 국가 발전은 물론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될 것이다. 그래서 혁신은 성장통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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