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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10년 공들인 알짜 구리광산, 무조건 팔아야 하는 이유는?

국내엔 마땅한 매수자 없어

해외기업에 지분 넘길 판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투자한 파나마의 알짜 구리 광산이 사업 참여 10년 만에 시험생산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광물공사는 생산된 광물을 손에 쥐기도 전에 투자 지분을 해외 기업에 매각해야 할 상황에 처했습니다. 상업 생산까지 불과 1년 남아 광산의 가치가 점차 높아지는 데도 해외 자원개발 자산은 모두 매각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 때문입니다.

지난 19일 광물공사는 지분 10%를 보유한 ‘코브레 파나마 (Cobre Panama)’ 광산이 이달 중순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파나마 콜론주(州) 도노소시(市) 코브레 파나마 광산 현장에는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구리 광석의 첫 급광(광물 공급)을 기념하는 행사도 열렸죠.

코브레 파나마 프로젝트는 캐나다 광산업체인 퍼스트퀀텀(FQM)사가 개발하는 세계 10위권 규모의 대형 구리 광산 사업입니다. 상업생산에 돌입하면 연간 최대 35만톤의 구리 금속을 향후 35년 이상 생산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광산의 지분은 FQM이 90%, 광물공사가 1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광물공사의 코브레 파나마 구리 광산에 10% 지분을 투자한 것은 다른 해외자원 개발 사업과 달리 성공한 투자로 평가를 받습니다. 순수하게 투입한 자금 대비 현재 가치는 두 배에 달합니다.

광물공사는 지난해 말까지 이 프로젝트에 7,67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캐나다 업체인 프랑코네바다와 광산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금과 은에 대한 선매도 계약을 통해 2,000억원의 자금을 회수하기도 했죠. 광물공사가 순수하게 투입한 자금이 약 5,600억원이라는 의미입니다. 현재 시장은 광물공사 지분 10%에 대해 1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상업생산에 들어가면 구리 등 광물을 판매해 추가적인 수익까지 올릴 수 있어 광산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입니다.

이 광산에서는 비수기 없이 꾸준한 수요가 있는 전략 광종인 구리의 상당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도 있습니다. 한해 국내 구리의 수요량이 100만톤에 육박하는 수준인데, 이 광산에서만 연간 3만5,000톤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사업성은 인정하지만 광물공사의 재무구조상 팔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지난해 3월 현 정부가 해외 자원개발 적폐 청산을 명분으로 사업의 장래성은 따지지도 않고 광물공사가 보유한 모든 해외 자산을 매각하도록 결정했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광물공사는 다음 달 지분 매각 예비공고를 내고 5월까지 최종 입찰을 마무리 짓기로 했습니다. 광물공사는 앞서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지분 매각에 나섰지만 마땅한 매수 주체를 찾지 못했습니다. 국내 업체들이 광산에 대한 지분까지는 확보할 여력이 안되고 광물의 판매권만 따로 매수하는 방안을 제안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해외 기업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입니다. 광물자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막 사업성이 좋아지고 있는 단계인데 정부의 방침에 따라 무조건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계속 가지고 있으려면 정부의 결단이 있어야 하지만 해외 자원개발을 적폐로 모는 지금 분위기에서 어떤 공무원들이 유지하자고 말을 할 수 있겠냐”고 말했습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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