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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프랜차이즈 공급가 등 공개 위헌 판단 필요한 이유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외협력실장





가맹점을 모집하려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오는 4월까지 가맹점에 공급하는 물품 절반의 가격과 사실상 마진인 ‘차액가맹금’ 규모 등을 정보공개서를 통해 밝혀야 한다. 정부는 창업 희망자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 현명한 창업을 하게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업체들은 가격·마진 등이 공개되면 기업의 영업비밀이 드러나 기업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맞선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헌법소원을 제기하려는 이유는 정부 정책을 집단의 힘으로 무산시키기 위한 반발이 아니다. 공정한 판단을 통해 문제와 갈등을 풀어가자는 것이다. 경제와 산업을 바라보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산업인 간의 분명한 시각 차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라는 객관적 기구와 절차를 밟아 정책의 정당성·공정성을 판단 받겠다는 것이다. 만약 헌재가 엄정한 논의를 거쳐 공정위의 손을 들어주면 정책의 정당성은 더욱 공고해지고 산업인들은 최고 헌법기관의 권위를 받아들여 이를 수용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나가는 것이다. 바람직한 문제 해결 방향이다.

우리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공급 가격’과 ‘차액가맹금’에는 기업의 영업기밀 정보가 담겨 있어 우리 헌법이 지향하는 ‘자유시장 경제체제’에 어긋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은 안보·공공복리를 위한 경우라도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법률로만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법이 아닌 시행령만으로 기업의 경제적 자유를 규제해 헌법 정신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유독 프랜차이즈 산업에만 이러한 위헌적 정책이 적용되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대리점법 등 관련 유통법들은 영업 기밀 공개를 요구하는 것을 범죄행위로 처벌하고 있다.



2002년 가맹사업법이 제정된 후 그동안 많은 새로운 법령이 추가됐고 시행령도 개정됐다. 특히 현 정권 들어 엄격한 이른바 ‘갑질근절 대책’이 쏟아졌다. 우리는 이를 전적으로 수용했고 ‘자정실천안’까지 마련,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가맹점과의 상생과 약자 보호는 정부 정책 방향을 넘어 산업발전을 위해서라도 당연히 실천해야 할 사항임을 깨닫고 이를 실천해나가고 있다. 그런데 업계의 변화 노력을 기다려주지 않고 성급히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조급함에 안타까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공급가격 및 차액가맹금’을 공개하려는 것은 일부 가맹 본사들의 ‘과도한 유통 마진’을 잡기 위해서다. 그동안 일부 업체들이 과도한 유통 마진을 챙겨 점주와 소비자들로부터 공분을 샀던 것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폭리 문제는 합당하고 정당한 수단으로 바로잡아야지 헌법 정신까지 깨뜨릴 소지가 다분한 정책까지 사용하는 것은 지나치다. ‘빈대 몇 마리 잡으려다가 초가삼간을 다 태운다’는 속담을 정책 입안자들이 다시 떠올려보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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