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알루미늄 생산·수력발전 국영기업인 칭하이성투자그룹(QPIG)은 지난 22일 3억달러(약 3,350억원) 규모의 미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불하지 못했다. QPIG가 지급하지 못한 이자 규모는 약 1,090만달러(약 122억원)다.
중국 국영기업이 역외시장에서 디폴트를 낸 것은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광둥국제신탁투자(GITIC) 이후 처음이다. 설상가상으로 QPIG는 지난 25일 역내에서 발행한 1년 만기 채권에 대한 지불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기 둔화와 부채 증가로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 우려가 커지는 와중에도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적어도 대형 국영기업은 구제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QPIG의 이번 디폴트는 당국이 한계기업을 살리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자금을 투입하지는 않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QPIG가 첫 디폴트를 선언한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정치국회의를 소집해 “금융개혁 강화”를 지시한 바 있다.
중국 은행보험감독위원회의 왕자오싱 부주석도 앞서 브리핑에서 지난 수년간 이어온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차입 비율이 안정화됐다면서도 지방정부와 기업들이 쌓아온 부채는 당국의 주의를 필요로 하는 엄청난 잠재적 리스크라고 평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 부채가 늘어나면서 중국 정부의 지원능력도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며 “중국 경제에 대한 리스크가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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