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017810)이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 제품의 생산을 지금보다 2배 이상 늘리며 공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다. 국내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이 최근 ‘신라면건면’을 출시한 가운데 1,400억원 규모로 훌쩍 큰 건면 시장을 선점하려는 쟁탈전이 거세질 전망이다.
풀무원식품은 28일 자사의 건면 브랜드 ‘생면식감’의 판매 확대를 위해 충북 음성라면 공장의 생산 라인을 하루 17만개에서 37만개로 2배 이상 증설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생산시설 증설과 더불어 국내 최고 수준의 건면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을 강조했다.
풀무원은 건면의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2017년 국내 최초로 일본식 전통 건면 라멘인 ‘돈코츠 라멘’과 ‘돈코츠 라멘 매운맛’, ‘소유라멘’ 등 3종을 출시한 바 있다. 또 국내에서 굵기가 가장 얇은 면(1㎜)부터 가장 굵은 면(5㎜)까지 다양한 굵기와 탄력도를 가진 건면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3㎜ 굵기의 건면 제품인 ‘육개장칼국수’를 내놓아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풀무원은 꾸준히 커지고 있는 국내 건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여름 시즌을 대비한 냉면 등의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유탕 건면에서 낼 수 있는 냉면 맛의 최대치를 구현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이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신제품 출시 계획을 밝히는 등 공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농심이 출시한 ‘신라면건면’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출시 보름 만에 300만개가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누리자 선제적으로 건면 시장에 뛰어들고 시장을 키워온 풀무원 입장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풀무원은 1995년 ‘건강한 라면’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장에 진출해 기름에 튀긴 유탕면 대신 냉장 생면을 쓰는 등의 도전적 제품을 선보여왔다. 오랜 노력이 빛나는 성과로 돌아온 것은 2016년 ‘생면식감 육개장칼국수’를 출시하면서다. 육개장칼국수는 출시 6개월 만에 2,000만 개를 판매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건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건면 시장도 커지기 시작해 2016년 말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를 돌파했으며 지난해 1,400억원을 넘어섰다.
풀무원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 시장은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며 “국내에서 독보적인 건면 제조 기술과 특허,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더욱 다양하고 맛있는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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