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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협상 결렬] 끝내 열리지 않은 대북사업…"돌파구 찾을 수 있을지" 한숨만

■ 시름 깊어진 현대아산·개성공단 입주기업

현대아산,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숙원 못풀고 증자 악영향 불보듯

시설점검 위한 방북허가 막막해져

개성공단 입주기업도 당혹·실망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28일 서울 종로구 현대아산 본사에서 직원들이 TV 속보를 보며 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예정돼 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오찬이 취소되고 공동선언문 서명식이 무산되며 ‘하노이선언’으로 개성공단이 다시 열리고 금강산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했던 기업들은 실망감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수행단이 베트남 최대 관광지인 할롱베이와 산업단지인 하이퐁을 방문해 관광사업과 외국인 투자에 큰 관심을 기울이자 현대아산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컸다.

하지만 회담 무산에 이어 기자회견에서 대북제재가 계속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아산과 개성공단 입주기업뿐 아니라 대북투자 관련 기업들도 깊은 시름에 다시 빠져들었다.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뭐라 할 말이 없고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상황이 좋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지금까지처럼 꾸준히 준비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금강산관광 재개는 현대아산의 숙원사업이다. 지난 2008년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10년 이상 관광이 중단되면서 현대아산은 현재까지 약 1조5,000억원의 매출 손실(현대아산 추정)을 입었다. 영업손실은 11년간 2,284억원에 달했다. 현대아산 임직원 또한 관광이 중단된 2008년 7월 1,084명에서 올해 현재 176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아산은 올해 금강산에서 설립 20주년 기념식을 여는 등 관광재개에 사활을 걸고 있었지만 북미 양국 정상이 ‘빈손’으로 돌아서면서 또다시 끝을 알 수 없는 기다림에 돌입하게 됐다.



회담의 실패는 현재진행 중인 현대아산의 유상증자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현대아산은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확보해 운영자금(150억원)과 시설자금(350억원)으로 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금강산관광 준비 자금으로도 320억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금강산관광 재개가 불투명해지면서 같은 그룹사인 현대엘리베이터(지분율 69.67%)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의 참여를 확신할 수 없게 됐다. 나머지 주요 주주들은 현대건설(7.46%), KB증권(4.98%), 현대차(1.88%), 현대백화점(1.09%) 등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는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다툼 때문에 원래 관계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나머지 주주들은 금강산관광 전망에 따라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도 있었다”며 “이번 회담 결과로 실권주가 발생하고 자금조달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성공단 폐쇄 3년,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 참석한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과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연하기자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가장 아쉬움을 드러내는 이들은 지난 3년여간 북한 땅을 밟지 못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다. 2004년 입주를 시작한 개성공단은 총 125개 기업이 입주하는 등의 성과를 냈으나 2016년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한국 정부에 의해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도 이날 한숨으로 가득 찼다. 서울경제신문이 만난 입주기업인들은 회담 파행 소식에 충격을 받아 어둡다 못해 참담한 표정이었다. 경제제재 완화로 개성공단 가동 재개가 허가되더라도 시설점검과 북측 근로자의 급여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하다는 점은 감안하고 있었지만 한껏 기대를 모았던 이번 회담이 파행되면서 재개의 첫걸음인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 허가조차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그동안 방치된 공장 시설점검과 보존대책을 세우기 위해 일곱 차례 방북신청을 하고 정부가 이를 유보했지만 그래도 미국과 북측이 회담에 나선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만큼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번에도 어렵게 되면 과연 개성공단 땅을 다시 밟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장탄식을 쏟아냈다. 남북 경협에 대비해 중고 건설중장비를 북측에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는 최우석(가명) 대표는 “꼬인 매듭을 하나씩이라도 풀어야 해당 기업들이 남북 경협을 위한 장단기 플랜이라도 수립할 수 있을 텐데, 이렇듯 북미회담이 교착된 것을 보니 앞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한신·김연하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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