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트윗 공시’를 고집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3일 트위터에서 오는 14일 새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 전기차인 ‘모델Y’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모델Y는 2003년 테슬라 창업 이래 5번째 제품으로 머스크 CEO가 2015년 3월 트위터에 처음 언급한 이후 4년 만에 공개되는 것이다.
머스크 CEO는 자세한 사양은 언급하지 않은 채 “모델Y가 보급형 세단인 ‘모델3’ 대비 10% 크기 때문에 가격도 10% 비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머스크 CEO는 지난 1월 모델Y가 모델3와 75% 유사하며 2020년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이날 보상책, 실업자 규모 등 최근 논란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지난달 28일 테슬라가 앞으로 모든 판매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매장 중 상당수를 폐쇄한다고 밝히면서 대량 실업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또 테슬라가 모델3 스탠더드형을 기존 4만2,900달러에서 약 20% 인하한 3만5,000달러에 판매한다고 밝혀 중국에서 이미 비싸게 제품을 산 고객들의 원성이 높아졌다. 테슬라는 기존 구매 고객에게 오토파이럿(자율주행 보조시스템)이나 100% 자율주행 시스템을 반값에 구입할 수 있는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지만 중국 고객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머스크 CEO가 민감한 상장사 정보를 수시로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머스크 CEO가 “테슬라 상장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깜짝 트윗을 날리자 SEC는 테슬라를 사기 혐의로 연방법원에 고소했다가 벌금, 이사회 의장 사임 등을 조건으로 고소를 취하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머스크 CEO가 합의를 어기고 사내 보고 없이 민감한 정보를 트윗에 계속 흘리고 있다며 SEC가 연방 뉴욕 남부지법에 법정모독죄를 물어야 한다는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머스크의) 트윗 글들이 고삐 풀린 CEO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둘러싼 머스크와 SEC 간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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