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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류로 다져진 한·필리핀, 수교 70주년을 맞다

한동만 주필리핀대사





“우리 딸이 방탄소년단(BTS)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필리핀 인사를 처음 만나는 자리, 나를 보는 상대의 첫 반응이 이렇다면 이 만남이 잘 풀릴 확률은 쑥 올라간다. 이것은 외국인과 사업을 하거나 교류한 적이 있는 한국 사람들의 공통된 경험일 것이다. 옛날에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유머를 준비했다면 이제는 한국 아이돌과 한국 드라마 제목을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쓰는지 익히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필리핀에서는 한류의 인기가 대단하다. 300여편이 넘는 코리아노벨라(한국 드라마)가 방영됐고 K팝도 인기다. 한국 문화행사에 필리핀 젊은이들이 참석해 환호하는 것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 한류의 인기가 한국에 대한 단순한 호감에서 현지 한식당과 한국 화장품이나 전자제품에 대한 인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019년은 한국과 필리핀이 국교를 맺은 지 70년이 된 뜻깊은 해다. 양국 정상은 올해를 ‘상호 교류의 해’로 지정했고 필리핀 하원도 한국이 지난 70년간 필리핀의 전반적인 발전을 지지해온 가장 강력한 동맹국이었다며 70주년을 기념하는 결의를 최근 채택했다. 필리핀 현지에서 K팝 콘서트가 개최된 데 이어 한인회가 중심이 돼 사물놀이와 필리핀 고적대 행진 등을 함께 진행하는 거리행진 행사, 한국전 참전용사 대상의 양국 오케스트라 협연, 필리핀 지방 문화 축제 시 우리 문화 소개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필리핀 현지 문화를 포함해 필리핀인과 한국인 모두 서로의 문화를 체험하고 더욱 가까워지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우리 문화를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양국 국민 모두 서로의 문화를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진정한 상호 교류, 더 나아가 상호 존중의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한국과 필리핀 간에 상호 교류, 상호 존중의 토대가 마련되면 한류도 오랜 생명력을 가질 수 있고 대중문화를 넘어 더 폭넓은 문화 한류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필리핀과 큰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필리핀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한국전에 7,420명을 파병한 나라, 아름다운 관광지가 많고 외국인에게 친절해 연간 160만명 정도의 한국인이 방문하는 나라, 농구를 좋아하는 나라, 세계 최고의 권투선수 매니 파키아오의 나라, 이카오(당신)라는 아름다운 발라드가 있는 등 매력이 많은 나라다. 한국에서 필리핀인을 만났을 때 혹은 휴가 차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마부하이(필리핀 환영 인사)”라고 인사하고 필리핀 사람과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을 보여준다면 이미 기분 좋은 만남·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개인들의 만남 위에서 한국과 필리핀 간에 또 다른 70년의 우호 역사가 만들어져나갈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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