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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벼락총리’의 침착·단호한 대처에 세계 주목

아던 총리, 참사 직후 ‘테러’ 규정 수습 나서

현장에 히잡 쓰고 방문…총기 규제 선언까지

“진정한 리더십” 각국 지도자·언론, 이슬람권도 찬사

저신다 아던(가운데) 뉴질랜드 총리가 17일(현지시간) 히잡을 두른 차림으로 지난 15일 발생한 총격테러 희생사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현재까지 무려 50명이 사망한 뉴질랜드 총격테러 가운데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침착하면서도 단호한 대처가 눈길을 끌며 세계 주요 언론, 각국 정치인은 물론 이슬람권 인사에게서도 호평 받고 있다. 과거의 ‘백인 우월주의’ ‘이슬람 혐오’ 발언으로 비난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는 선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19일 워싱턴포스트(WP)·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제 취임 16개월여 지난 아던 총리는 초기 젊고 진보적인 여성 정치인 같은 평가를 넘어 ‘저신다매니아’(Jacindamania) 층을 형성할 정도로 단기간에 정치 지형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취임 후 현직 총리로는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에 이어 두 번째로 임신을 했고,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는 3개월 된 딸을 안고 참석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또 시사주간지 타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실 아던 총리는 2017년 8월 초 총선을 채 2개월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소속 노동당 대표가 지지율 부진으로 사임하면서 예정에 없던 당 대표직을 떠 안았다. 그럼에도 그가 이끄는 노동당은 과반 획득 정당이 없는 상태에서 여당 국민당에 이은 제2당에서, 선거 후 1개월여 만에 군소정당을 모아 연립정부를 구성하며 총리직에 올랐다.

하지만 취임 전 정부 내 직책도 맡은 적 없이 총리직에 오른 ‘벼락 총리’라는 우려도 컸다. 이번 테러 전까지는 경제 대처 능력은 물론, 특히 관료주의적 실책으로 무력해진 주택정책으로 여론이 비난 일색이었다.

이 가운데 이번 테러는 역설적으로 아던 총리의 지도력이 돋보이는 계기가 됐다. 그는 이번 공격에 대해 신속하게 ‘테러’로 규정하고, 이번 공격이 무슬림 이민과 연관성이 있다는 호주 한 의원의 평가에 단호하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일소에 부쳤다.



테러 다음 날 현지를 방문했을 때는 히잡을 쓴 검정색 옷차림으로 난민·무슬림 공동체를 찾아 나라 전체가 “슬픔에 빠져 있다”고 위로했다. 또 희생자 전원의 장례비를 지원하고 유족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곧 총기 규제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신속한 대응에 높은 평가가 쏟아졌다. 사디크 칸 영국 런던시장은 트위터에 아던 총리가 한 무슬림 여성을 껴안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지난해 런던에서 “사회 내 포용성과 평등의 중요성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또 영국 배우 겸 TV 진행자인 아딜 레이는 아던 총리의 “신속하고 강한 지도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슬람권 인사들도 그의 대응을 칭찬했다. 치한기르 이슬람 터키 의원은 그가 큰 고통에 빠진 무슬림에게 “여러분이 바로 우리”라고 말했다며 히잡을 쓰고 한 가정을 찾아 용기 있게 존경과 연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아던 총리가 “공감과 사랑, 진실성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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