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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10% 떨어지면 3.2만가구 보증금 대란"…한은의 경고

■ 한은 '전세시장 상황 및 관련 영향 점검' 보고서

집주인, 대출 받아도 반환 어려워

후속 세입자 없으면 15%로 상승

아파트 2채 중 1채 전셋값 하락

한국은행이 전셋값 10% 하락 시 3만2,000곳의 임대가구(집주인)가 빚을 내더라도 보증금을 반환해주지 못하는 ‘보증금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19일 가계금융·복지조사 대상자 가운데 약 211만 임대가구를 분석한 ‘최근 전세 시장 상황 및 관련 영향 점검’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이 보증금 하락폭별 금융자산, 차입 여력, 보증금 차액을 비교한 결과 보증금이 2.5% 하락할 경우 금융자산+차입액이 보증금 차액보다 적은 임대가구는 전체 임대가구의 0.6%로 추정됐다. 금융자산+차입액이 보증금 차액보다 적다는 것은 보유한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금융기관에서 차입까지 하더라도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전액 돌려줄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보증금이 10% 하락할 경우에는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가구 비중이 1.5%(3만2,000가구), 20% 하락 시에는 3.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보증금 대란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올해 1~2월 기준으로 전세 가격이 2년 전보다 하락한 아파트는 전체 전세 아파트의 52%에 달했다. 또 전세 가격이 10~20% 하락한 아파트 비중은 14.9%, 20~30% 하락한 비중은 7.1%, 30% 이상 하락한 비중은 4.7%로 조사됐다. 전세 가격이 하락한 아파트의 절반은 가격 하락폭이 10%를 넘은 것이다.

한은은 전세 가격 10% 하락 시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3만2,000가구 가운데 71.5%는 부족액이 2,000만원 미만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2,000만∼5,000만원 부족은 21.6%, 5,000만원 초과 부족은 6.9%로 분석됐다.

다만 이는 후속 세입자를 구한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며 만일 후속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정도로 주택 시장이 경색될 경우에는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차입까지 하더라도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가구 비중이 14.8%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임대가구 가운데 고소득(소득 상위 40%) 비중이 지난해 3월 기준 64.1%로 절반을 훌쩍 넘고 실물자산도 가구당 8억원으로 많은 편이어서 역전세가 금융불안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전세자금대출 차주 가운데 고신용(1~3등급) 차주 비중이 81.9%로 다수를 차지하는 점도 이런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한은은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지역이나 과도한 갭투자를 한 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보증금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2년 3월∼지난해 3월 임대가구의 보증금은 연평균 5.2% 상승한 반면 금융자산은 3.2% 늘어나는 데 그쳐 보증금 상환 여력이 줄어든데다 금융부채 보유 임대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과 연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각각 40.6%, 264.6%로 일반 가구(31.8%·183.0%)보다 높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전셋값이 크게 하락한 지역이나 부채 레버리지가 높은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보증금 반환 리스크가 증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전세·매매 시장 위축, 금융기관 건전성 저하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정부의 대출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으로 주택매매가 줄어들면서 지난달 전월세 거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18만7,14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만4,237건)보다 13.9% 증가했다. 정부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월별 거래량으로는 최고치다. 반면 전국 주택매매 건수는 4만3,444건으로 전년보다 37.7% 줄었다./김능현·박형윤기자 세종=강동효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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