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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 지휘소’ 예산 전용 검토···한미동맹 균열 우려

미국의 건설 인력들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샌디에이고와 멕시코 티후아나 사이에 벽을 세우는 작업을 하고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예산 전용을 검토 중인 국방 분야 건설사업 리스트에 경기 성남의 탱고(TANGO) 지휘통제소와 군산공항 기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미연합사령부의 군용 벙커인 탱고 지휘소는 지난 2005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 국무부 장관의 방문 전까지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극비 시설이다. 아직 예산 전용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탱고 지휘소 관련 예산이 실제 전용된다면 비용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이 재차 확인될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도 다시 한번 커질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용 검토 대상으로 제출된 목록에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진행될 총 129억달러(약 14조6,000억원) 규모의 사업 수백 개가 담겼다. 국방부는 이 중에서 36억달러(약 4조800억원)를 전용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해당 리스트에서 성남의 탱고 지휘소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탱고 지휘소는 전술 핵무기 공격에도 버틸 수 있는 특수 군사시설로 알려져 있다.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고 있는 일은 우리 군의 뺨을 때리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 국경과 우리나라를 덜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은 물론 동맹론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예산 전용을 검토하는 것은 의회가 최종 승인한 내년도 예산안에 자신이 요구한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일부만 반영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접경 지역에 대한 우려감을 강조하기 위해 지난달 해당 지역에 대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 목록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아직 자금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모든 국방 건설 사업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어느 항목이 전용 대상이 될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현재 목록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캠프 레준의 수질개선 사업, 체리포인트 항공 시설 보완 강화 사업, 조지아주 포트베닝의 관제탑 보강 사업, 뉴욕 웨스트포인트 묘지 조성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한국 입장에서는 한미동맹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 무력 재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이 상징인 키리졸브·독수리훈련 등 주요 연합훈련들이 줄줄이 축소되거나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한미군 주둔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부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어 한미연합사 시설 예산 축소 움직임 등이 주한미군 감축 등의 예고편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탱고 지휘통제소의 상징성이 크다는 점에서도 현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1970년대 민간인 통제구역에 건설된 탱고는 한미연합사령부의 군용 벙커로 한반도 수백㎞ 상공에 떠 있는 첩보 위성과 20㎞ 고공을 비행하는 U-2 정찰기,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 등이 수집한 영상·신호정보를 모두 받아볼 수 있는 첨단 시설이기 때문이다. 과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연합훈련 때 한미연합사 지휘통제소로 사용된 적도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정영현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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