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사회  >  사회일반

[썸_레터] "쉽게 안 잡힌다" 정준영 몰카보다 더 무서운 사실

초소형카메라 이용한 간접촬영 범죄 증가
1mm 렌즈, 촬영은 한 달까지 '첨단 기술'
4~6년 지나서야 범죄 밝혀지는 경우 많아
몰카탐지 전문가가 말하는 '몰카'의 세계

정준영, 몰카, 초소형카메라, 단톡방

[썸_레터] '쉽게 안 잡힌다' 정준영 몰카보다 더 무서운 사실
화재경보기일까, 몰래카메라일까?

가수 정준영(30)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그는 2015년부터 상대 동의 없이 성관계 동영상과 사진 등을 불법적으로 촬영하고 단톡방에서 지인들과 돌려 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사법당국이 정 씨에게 어떤 처벌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정 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위반으로 유죄가 인정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범죄행위시점 기준, 현행법은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법조계는 피해자가 여러 명인 정 씨의 경우 형량 2분의 1이 가중돼 징역 7년6개월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보고 있죠.

■ 1mm 렌즈, 촬영은 한 달까지? 기술력 하나는 인정할게

“직접 촬영을 통한 ‘몰카’ 범죄는 쉽게 발각됩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몰카 범죄율이 높게 나오는 것이고요. 초소형 카메라 등 특수 장비를 이용한 간접 촬영의 경우가 사실 더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20년 넘게 오랜 몰카장비 탐지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한국스파이존 이원업 이사는 정준영 씨 사건과 관련, 초소형 카메라 등 특수 장비를 이용한 간접 촬영 범죄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지피지기’ 몰카에 대한 모든 것▲
이 이사는 카메라 기술 발달로 몰카범들의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최근 적발된 몰카 장비 사례를 보면 샤프심 굵기 정도되는 1mm 카메라 렌즈에 무선 송수신 기능으로 크기가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음성도 들을 수 있고 방수 기능도 갖췄습니다. 적외선 촬영 기능으로 어두운 곳에서도 물체 식별이 가능합니다.

또 저전력 사용에다 움직임에 따른 온오프 기능으로 최대 한 달까지도 작동이 가능합니다. 외부 전원공급장치를 갖추게 되는 경우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 스마트폰 촬영 몰카범죄가 가장 많은 것 아니었어?

이번에 연락해 본 초소형 카메라 판매업체들은 오히려 “정준영 사건이랑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 몰카 범죄는 95%가 스마트폰 이용 범죄인데 왜 우리한테 그러느냐”며 따졌습니다. 굳이 엮이고 싶지 않다거나 바로 전화를 끊는 업체도 있었죠. 몰카 사건이 사회적으로 이슈화할 때마다 많이들 시달렸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이 이사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직접 촬영의 경우 그만큼 적발되기 쉽기 때문에 비율이 단순히 높게 나올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모든 전기, 전자제품, 사무용품, 생활용품에 결합되고 은닉된 형태로 초소형 카메라가 제작, 유통되고 있어 사실상 렌즈의 형태는 없다고 보는 게 맞다”며 “이를 육안으로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 특수 장비를 이용한 몰카 범죄는 적발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지난해 모텔 객실에 카메라 17대를 설치해 2만여 건의 불법 동영상을 촬영했다 적발됐던 사건은 4년이 지나고서야 겨우 밝혀졌었죠. 또 자신이 일하던 PC방 여자 화장실에 9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훔쳐봤던 사건은 무려 5년이 지난 뒤에야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화제 사건이 잦았던 틈을 타 집주인이 여성 세입자 방에 화재경보기 센서 모양과 똑같은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한 사례도 발각된 바 있습니다. 의심하지 않는다면 알 수 없는 노릇이죠.

[썸_레터] '쉽게 안 잡힌다' 정준영 몰카보다 더 무서운 사실
갈수록 지능화하는 몰카 수법

■ ‘몰카’ 장비 판매, 구입하는 건 불법 아니야?

이같은 특수 장비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제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안경, 손목시계, 자동차키, 넥타이, 물병, 전기 콘센트 등 우리가 흔히 쓰는 물건에 교묘하게 숨겨둔 초소형 카메라를 제작, 판매하는 것이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었죠.

이 이사는 “이런 장비를 제작하고 판매하려면 방송통신기자재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인증 여부에 따라서 합법과 불법이 나뉘어지며 다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실제 전파법 상 인증 기준은 전파환경 및 통신망 또는 인체의 생명과 안전에 위해를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정부는 2017년 디지털성범죄 피해 방지 종합대책으로 변형 카메라의 수입, 판매업 등록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멈춰있습니다. 과잉규제 논란이 있었거든요. 초소형 카메라를 모두 범죄에 사용한다고 보기도 어렵고 오히려 의학 기술 등 공익 목적의 신기술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 렌즈 크기가 겨우 1mm? 이걸 어떻게 확인 하냐고...

찍는 자와 찾는 자의 기싸움, 이 이사는 이를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만큼 몰카범과 탐지 전문가 사이 장비 싸움이 치열합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카메라는 렌즈가 존재하기 때문에 렌즈를 확인하는 장비에서부터 몰카의 영상을 무선으로 송신할 때 그 신호를 포착해 TV처럼 화면을 볼 수 있는 장비, 코팅 등으로 숨겨놓은 렌즈를 투과해 확인하는 적외선 장비 그리고 모든 전자기기에 반드시 있는 반도체를 탐지하는 장비까지 다양합니다.

만약 자신 주변에 몰카 장비 설치가 의심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을까. 이 이사는 “혼자서 뭔가 해결하려고 온 집을 뒤지거나 장치를 손으로 뜯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일차적으로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플래시가 켜진 상태에서 사진을 찍어보면 렌즈 부분이 하얗게 빛 반사돼 보이는 것으로 확인이 가능하고, 또 인터넷 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휴대용 감지기 등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합니다.

그러나 이런 장비들은 아무래도 성능이 떨어져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경찰이나 지자체 여성 관련 과에 문의를 하면 탐지 장비를 빌려주기도 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전파관리소에서 허가한 불법감청설비탐지업체들에 문의를 하면 전문가의 입장에서 어디어디를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하는지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