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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헌법재판관에 '우리법 회장' 문형배·'성창호 재판장' 이미선 지명

내달 19일 퇴임하는 서기석·조용호 후임

문형배, 부산·경남에서만 재직...진보색 강화

연수원 26기 이미선은 '40대 여성' 파격 인사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 문형배(54·사법연수원 18기) 부산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와 노동법 전문가인 40대 여성 법관 이미선(49·사법연수원 26기)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각각 지명했다. 두 후보자가 내달 헌재에 승선할 경우 헌재의 진보색은 더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내달 19일 퇴임하는 서기석·조용호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문 수석부장판사와 이 부장판사를 직접 지명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관은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지명권을 쥔다. 대통령이 지명한 재판관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만 별도의 선출 절차 없이 임명이 가능하다.

문 후보자와 이 후보자 모두 PK 지역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문 후보자는 경남 진주 대아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줄곧 경남과 부산에서만 판사 생활을 했다. 그는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우리법연구회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유남석 헌재소장이 창립 멤버였던 단체다.

이 후보자는 부산 학산여고와 부산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법원 재판연구관,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친 현직 판사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부장판사로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1심에서 법정 구속한 성창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등의 사건을 재판장으로 맡고 있다.



김 대변인은 “문 후보자는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약한’ 재판을 하며 사법 독립과 인권 수호를 사명으로 삼아 온 법관”이라며 “헌법 수호와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재판관의 임무를 잘 수행할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이 후보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부터 꾸준히 노동법 분야를 연구하며 노동자의 법적 보호 강화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노력했다”며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되면 최초로 3명의 여성 헌법재판관이 재직하게 돼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법조계에서는 문 대통령의 두 후보자 지명을 상당한 파격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이 후보자의 경우 현재 헌재에서 가장 막내 기수인 이영진·김기영 헌법재판관(사법연수원 22기)보다도 네 기수나 밑인 40대라는 점에서 예상치 못한 인사라는 평가다. 진보 코드가 강해 현 정부 들어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후보로 끊임없이 오르내렸던 문 후보자와 달리 이 후보자는 법조계에서도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인사였다. 두 후보자는 지난달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6명의 법조인과도 전혀 겹치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이 헌법재판관에 최종 임명될 경우 헌재의 진보 성향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기석·조용호 헌법재판관이 퇴임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는 모두 사라진다. 대신 지난 2017년 3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몫으로 지명된 이선애 헌법재판관을 제외한 8명의 재판관이 모두 문재인 정부 임명 인사로 채워진다. 또 순수 변호사 출신인 이석태 헌법재판관을 제외한 8명이 모두 판사 출신이 돼 검찰 출신 명맥은 한 동안 끊기게 됐다.
/윤경환·윤홍우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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