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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복세편살] "아빠만큼 벌어요"... 10대 셀러를 아시나요

■복세편살(복잡한 세대 편견 없이 살펴보자)

<2> ‘셀럽’이 된 10대, ‘셀러’로 날다

시대마다 형태는 다르지만 10대들만의 커뮤니티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을 산 7080세대를 보면 오프라인 형태의 커뮤니티에 익숙해하고, 90년대생들의 경우 ‘싸이월드’ 열풍을 겪었습니다. 서로 얼굴은 모르지만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SNS 시대’의 시작이었죠. 그렇다면 2000년대생들은 어떨까요. 이들은 페이스북도 아닌 인스타그램을 사랑합니다. 말도 글도 아닌 사진으로 소통하는 세대인 거죠. 이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01,02,03년생’, ‘#고등학교일상’ ‘#고등학생’ 등 다양한 해시태그로 모바일 친구를 만들어냈고 적게는 2~3만에서 많게는 수십 만의 팔로워를 양산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이들은 그저 ‘인스타 셀럽(유명인)’이 된 것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돈을 벌기 시작한 건데요. 이른바 ‘인스타 마켓’을 통해 의류·화장품·악세사리 등을 판매하는 ‘사장님’이 된 것입니다. ‘어린 애들이 뭐 얼마나 벌겠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한 달 기준으로 적게는 몇십만 원, 많게는 몇백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10대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벼룩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10대 셀러’ 김모 양의 인스타그램 캡처본입니다. 10대들은 온라인 상으로 입었던 옷이나 상품을 거래하는 계정을 ‘벼룩 계정’이라고 부르며 운영하고 있는데요 일종의 ‘인스타 마켓’인 셈입니다. 김 양은 예쁜 스타일로 유명한 인스타 셀럽이라 의류 브랜드에서 협찬이 많이 들어온다고 하는데요, 코디해서 사진을 촬영해 올린 후 옷을 사고 싶은 사람들에게 다시 파는 방식으로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




■‘인스타 마켓’을 키운 1020의 힘

‘인스타 마켓’이란 SNS 인스타그램을 플랫폼 삼아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market)을 의미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거래하는 ‘블로그 마켓’도 한창 인기를 끌었죠. 주로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 셀럽’들이 본인들의 유명세를 활용해 ‘인스타 마켓’을 열고 물건을 팝니다. 품목은 의류·악세사리·식품까지 광범위하죠.

인스타 마켓의 가장 큰 장점은 진입 장벽이 거의 없어 누구나 마켓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일단 팔로워가 많아야 합니다. 팔로워가 많다는 건 이들을 따라 하고싶은 사람이 많다는 뜻이죠. 팔로워가 많은 인스타 셀렙들은 게시글과 스토리(짧은 영상·사진을 통해 일상의 순간을 공유하도록 한 인스타그램의 기능)를 통해 무료로 다양한 판매 제품들을 홍보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인스타 마켓에서 시작해 현재는 대형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는 대학생 이 모씨는 인터뷰에서 “팔로워만 많다면 초기 자본이 적은 것이 인스타 마켓의 장점”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또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 하루에 몇 개씩 느낌 있는 사진이나 옷 사진을 올리며 ‘데일리룩’,’ootd(outfit of the day)’ 등의 해시태그를 사용했다”고 덧붙였는데요. 이들에겐 인스타그램이 일상 공유의 수단이 아닌, 하나의 사업 도구였던 셈이죠.

인스타 마켓이 인기를 끌고 빠르게 성장하자 인스타그램도 발맞춰 변화를 시작합니다. 개인 계정을 ‘비즈니스 계정’으로 전환할 수 있게 했고 ‘인스타 스토리’를 보다가 화면을 위로 밀기만 하면 구매창으로 이동하는 기능이 추가됐죠. 인기 인스타 마켓만 모아놓은 앱도 1020 여성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브랜디’와 ‘에이블리’가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배송료 0원’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습니다. 특히 에이블리는 ‘업계 최초 판매수수료 0%’와 배달 및 고객만족(CS)까지 앱이 담당하는 ‘파트너스 제도’를 만들어 판매자들이 쉽게 접근하게 했습니다. 실제 ‘에이블리’의 누적 다운로드 수와 회원 수는 각각 250만 회, 150만 명에 달합니다.

다양한 인스타마켓을 모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쇼핑몰 앱 ‘브랜디’의 모바일 홍보 화면입니다. 소비자가 개별 인스타그램에 각각 접속해 해당 마켓들을 일일히 살펴봐야 했던 불편함을 줄여줌으로써 무려 1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죠.


■협찬-홍보-판매-팔로워 증가-다시 협찬의 선순환

학교와 학원 다니기에도 벅찬 10대들이 어떻게 월 수백만원을 버는 ‘셀러’가 됐을까요.

답은 ‘협찬’과 ‘공구’에 있었습니다. 연예인만의 혜택으로 여겨지던 협찬은 최근 10대 인스타그램 셀럽들에게도 많이 이뤄지고 있었는데요. 이들은 사진을 올리는 조건으로 옷을 제공받고, ‘벼룩 계정’을 만들어 제공 받은 옷들을 다시 판매합니다. 예전에 동네 주민들끼리 중고품을 사고 팔던 벼룩시장 개념과는 좀 다른 모습이죠.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벼룩 계정’을 운영하는 김 모양(18)은 계정을 운영하며 물건을 사고팔게 된 계기에 대해 “10대들끼리 패션을 공유하는 페이지에 느낌 있는 코디 사진을 올렸더니, 인스타그램에 홍보하는 조건으로 한 브랜드에서 협찬 문의가 온 것이 시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점점 협찬받는 옷의 종류와 물량이 많아지면서 ‘벼룩 계정’으로 옷을 팔게 됐다”며 “처음에는 팔로워가 수백 명 수준이었지만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팔로워가 수만 명까지 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협찬-홍보-판매-팔로워 증가-다시 협찬’의 선순환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협찬받는 데에서 더 나아가 최근에는 ‘공구(공동구매)’를 시도하는 ‘10대 셀러’도 부쩍 늘었습니다. 각종 뷰티 제품을 ‘공구’하는 계정을 운영 중인 정 모양(19)은 “처음에는 사진을 올리면 DM(인스타그램의 메신저 기능)이나 댓글로 화장품 정보를 물어보는 팔로워가 많았다”며 “여기에 답을 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뷰티 제품 회사에서 공동구매 제의가 들어와 공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답했습니다. 10대 ‘인스타 셀럽’을 마치 연예인처럼 믿고 따르는 팔로워들의 심리를 기업들이 이용하는 것이죠.



한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24시간 동안만 지속되고 이후 자동 소멸되는 일상 공유 기능인 ‘인스타 스토리’를 활용해 마켓 홍보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인스타그램을 하나의 쇼핑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일명 ‘인스타 마켓’에서는 의류나 화장품뿐 아니라 식물과 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거래된답니다.


■용돈벌이 NO, 직장인 월급 뺨치는 수익까지 올려

그렇다면 ‘10대 셀러’들의 매출은 얼마나 될까요. 현재 인스타 마켓을 통해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김 모양(18)은 “한 달에 2~3번 마켓을 여는데 한 번 열 때마다 많게는 100만 원 정도 벌어봤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새학기·수학여행 시즌에 “마켓을 열어달라”는 문의가 빗발친다는데요. 한 달에 3번 마켓을 열고 최대 매출을 기록한다고 가정했을 때, 300만 원을 버는 셈입니다. 그는 ‘어떤 계기로 판매를 시작한 것이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용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지만 매출이 상승하면서 학원비를 직접 내거나 대학 등록금을 위해 저축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그는 “20대가 된 후에도 인스타 마켓을 부업으로 계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양한 인스타마켓을 한눈에 보여주는 쇼핑 플랫폼 앱 ‘에이블리’의 판매자가 남긴 후기입니다. 에이블리는 파트너스 제도를 만들어 판매자가 나이에 상관없이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했고 더 편리하게 상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 ‘셀러’들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게끔 합니다.


■‘10대 셀러’의 약진… 빛이 될까 어둠이 될까

아직 ‘10대 셀러’의 등장이란 일부 10대 사이에서 벌어지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간편한 홍보 방식과 쉬운 접근 등으로 인해 ‘10대 셀러’의 수는 증가할 전망입니다.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10대 셀러’의 등장에 걱정되는 부분은 없을까요.

우선 세금의 문제를 짚어야 합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마켓을 만들고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서는 적법한 절차, 즉 사업자 등록이 필요합니다. 거래하는 수가 적은 소규모 SNS 마켓이라도 사업자등록은 반드시 해야하는 절차죠. 미등록 상태에서 거래를 하다 적발되면 불성실 소득 신고 등에 따른 무신고가산세(20%) 등이 부담되는 것은 물론 각종 세금 감면이나 공제의 혜택을 받을 기회도 사라집니다.

하지만 10대 셀러들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사업자 등록’과 ‘세금’이라는 단어에 대해 아예 “몰랐다”는 반응이 두드러집니다. 한 셀러는 “10대들끼리 간단한 거래를 하는데 사업자 등록 절차가 필요한 것이냐”며 반문하기도 했죠.

또 개인이 여는 마켓이기 때문에 교환·환불의 절차가 어렵고 때로는 불가능하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인스타 마켓을 사용해 옷을 구매한 유 모씨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구매했는데 사이즈가 맞지 않아 반품하려고 했더니 ‘반품은 어렵다’는 답이 왔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이어 “물론 디자인에 혹해 구매한 소비자의 잘못도 있겠지만 최소한의 교환·환불 제도도 마련하지 않은 ‘배짱 장사’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스타 마켓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판매자들은 ‘저렴하게 판매하는 대신 교환 및 환불은 어렵다’는 조건을 내세워 의류를 판매하곤 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죠.


KT그룹의 디지털 미디어렙 나스미디어가 최근 펴낸 ‘2018 인터넷 이용자 조사’ 보고서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SNS 이용률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인스타그램만 성장했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접속 수가 지난해 기준 월 10억 회를 돌파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2021년께 전체 사용자 계정이 9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처럼 인스타그램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각종 ‘인스타 마켓’의 성행과 ‘10대 셀러’의 등장은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제는 ‘10대 셀러’의 등장에 환호하기 보다는 이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머물지 않도록 함께 고민을 해야 할 때 아닐까요.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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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미디어센터 신현주 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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