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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4·27 판문점 선언으로 비핵화 의제 순위 밀려"

태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서울변회 북콘서트 강연자로 나서

지난해부터 평화공세 기조 이어온 북한의 속내 설명

200석 모두 예약마감되며 변호사들 호응도 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연합뉴스




지난해 ‘3층 서기실의 암호’란 책을 출간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지난 27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교육회관에서 열린 북콘서트의 강연자로 나섰다. 서울변호사회가 준비한 자리가 모두 신청 마감되며 이례적으로 변호사들의 호응도 컸다. 이날 저녁 7시10분쯤 변호사회관 강연장에 들어선 태 전 공사는 “반갑습니다” 라며 활짝 웃어 보였다.

◇ “북한, 핵 보유해야 정상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어”

북한은 핵무기 개발 때문에 세계적으로 제재를 많이 받으면서도 왜 포기하지 못하는 걸까. 태 전 공사는 “많은 분들이,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돼도 누가 인정해주겠느냐’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북한은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북한에 앞서 이미 핵을 보유하고도 정상국가로 활동하는 국가들을 보면서 북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예로 태 전 공사는 파키스탄을 들었다. “파키스탄이 지난 1998년 핵보유국 선언을 했고, 당시 미국은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파키스탄을 신석기 시대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파키스탄은 핵을 포기할 듯 말 듯 하면서 포기하지 않았다. 예상치 못했던 9·11 테러 이후 미국이 ‘반(反)테러’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결국 2001년에 파키스탄을 정상국가로 인정하게 됐다. 아프간에서 전쟁을 하려면 파키스탄을 통과해야 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파키스탄에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인도와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 후 맞잡은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연합뉴스


◇비핵화 의제 뒤로 미룬 4·27 판문점 선언, 북한의 성과

태 전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화공세를 펴면서 하노이 회담 전까지는 김 위원장의 계획대로 흘러갔다. 4·27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합의가 대표적이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을 평화에 끌어들였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얻은 것이 있다고 하는데, 오히려 북한 입장에서 어마어마한 성과”라며 “판문점 선언 이후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핵문제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이명박-박근혜 정부때는 ‘선 비핵화 후 교류’가 순서였다. 미국은 이걸 ‘전략적 인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전략적 인내가 판문점 선언에서 깨졌다. 남북 관계를 우선적으로 발전시키고 선순환으로 비핵화를 견인하게 된 것. 결국 북한 뜻대로 비핵화 의제를 남북 교류 뒤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회담에서 함정에 빠진 트럼프

태 전 공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큰 함정에 빠졌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함정인줄 모르고 달랑 4시간 김정은을 만나고 북한이 만들어 놓은 합의문 원문에 사인했다”며 “합의문에 상호신뢰를 구축해야 한반도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고 돼 있다. 상호신뢰가 비핵화보다 먼저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이유로 결국 싱가포르 합의 이행을 위한 북미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고 태 전 공사는 말했다.

“폼페이오는 신뢰구축을 위해 북한이 핵문제 관련 로드맵과 원칙 내놓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이 폼페이오를 강도라고 말하는 이유다. 트럼프가 합의문에 사인했는데 평양에 와서 폼페이오가 비핵화 문제 들고 나왔다는 주장이다. 미국은 시스템 국가인 만큼 북한 비핵화 문제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리려면 새로운 합의 맺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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