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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흔들리는 건설 코리아

진동영 건설부동산부 기자





“해외 수주가 어려워져서 그런지 대형건설사들이 예전엔 넘보지 않았던 작은 아파트 단지까지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소형 단지의 리모델링 사업까지 뛰어들려 한다는 얘기도 들려요. 브랜드파워를 가진 대형사와 붙으면 규모가 작은 건설사들은 당연히 밀리게 되지 않겠습니까. 해외 수주 절벽 여파를 국내 중소형 건설사들까지 맞고 있습니다.”

서울경제는 최근 ‘고사위기에 몰린 해외 건설’을 기획 기사로 다뤘다. 한국의 해외 건설 수주가 전년보다 40% 급감했다는 사실과 관련,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국내외 건설 경기가 모두 안 좋은 상황에서 국제 경쟁력 저하가 국내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형건설사들이 해외 수주 경쟁을 벌이면서 전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건설사가 국내 시장 나눠 먹기 경쟁을 하게 될까 걱정된다”고 했다.

대형건설사들도 이런 지적에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해외 수주를 담당하는 부서가 회사에서 가장 인정받는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요새는 국내 아파트 사업부서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유럽 건설사에는 기술 경쟁력이 밀리고 중국 건설사에는 가격 경쟁력이 밀린다”며 “그나마 ‘한국 건설사는 어떻게든 공사기간을 맞춘다’는 신뢰가 있었는데 이제 주52시간 근무제로 그런 경쟁력마저 낮아지다 보니 당분간은 국내 시장에 의존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건설사는 국내 건설사들이 스마트건설 등 기술 개발로 선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주52시간제를 지키며 수익성 높은 사업에 치중하라는데 그게 말처럼 쉽겠냐”며 “정부가 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을 늘리는 등 실효성 있는 지원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건설사들의 ‘해외 성적표’를 받아들고는 “스마트 건설기술 활성화, 전략적 투자개발사업 지원, 규제혁신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시장이 체감할 만한 변화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해외 경쟁력 저하가 이미 국내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정부가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말뿐이 아닌 신속한 대응에 나서야 공들여 키운 ‘미래 먹거리’를 지킬 수 있다./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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