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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MLB 톺아보기]류현진과 손흥민이 부여한 골든타임, 그 결말은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회 역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류현진과 손흥민. 이들 둘을 한꺼번에 가슴에 품을 ‘골든타임’이 모처럼 찾아온다.

류현진은 9일(한국시간) 오전8시45분부터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2019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하고, 손흥민은 하루 뒤인 10일 오전 4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시티와 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른다.

야구와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겐 만 하루가 안되는 짧은 시간이나마 최고의 짜릿함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 온 셈이다.

먼저 류현진. 그에게 이번 등판은 메이저리그 개인통산 100번째다. 한국인으로는 박찬호와 김병현, 김선우, 서재응에 이어 다섯 번째로 100번째 등판을 기록하는 영광스러운 날이다.

개막전 선발승과 연이은 승리도 벅찬 성과이지만, 3연승까지 이룬다면 많은 한국인의 가슴을 뜨겁게 달굴 것이다. 그것도 ‘종달새 군단’을 상대로 말이다.

심장을 쫄깃하게 할 또 하나의 ‘양념거리’가 있으니, 바로 폴 골드슈미트다. 그가 누구인가.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애리조나에 있던 골드슈미트에게 지독하게도 약했다.

골드슈미트는 류현진과 통산 29타석에서 맞붙어 26타수 11안타(타율 0.423), 3홈런 9타점 3볼넷으로 수확했고, 맞대결 OPS는 1.367에 달한다.

지금은 다저스에서 한 식구가 된 A.J.폴락과 골드슈미트만 없었어도, 류현진의 통산 방어율은 조금은 낮아졌을 것이다. 이런 그를 향해 류현진이 개막 이후 이어져온 무사사구 게임을 추가할 수만 있다면, 상상만 해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류현진이 종달새가 쳐 놓은 철조망을 무사히 넘어갈 수만 있으면 그가 시즌 전 호기롭게 얘기했던 ‘20승’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적어도 속으로 욕심을 내고 있는 15승 고지는 밟을 수 있지 않을까.

손흥민(토트넘)이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18-2019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팀의 첫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류현진의 도전 이상으로 우리를 설레게 하는 것이 손흥민의 챔피언스리그 도전이다. 케인 복귀 이후 침체를 거듭하다가, 최근 새 구장 첫 경기에서 49일만에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1호골을 터트린 손흥민으로선 기세를 이어갈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EPL에서 ‘4강’을 놓고 숨막히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토트넘은 아스널이 에버튼에 무릎을 꿇으면서 한숨을 돌리기는 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는 그들의 능력과 현실을 제대로 테스트해볼 기회가 될 것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맨체스터시티의 우세를 점치지만, 선수 개개인의 능력만 본다면 토트넘이 이변을 일으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토트넘은 3-5-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손흥민과 케인이 투톱을 이룰 것이다. 크리스티안 에릭센, 무사 시소코, 델레 알리가 중원을 맡을텐데, 그들의 조합이 빛을 발한다면 유럽 최강의 공격력을 뽐내고 있는 맨시티라고 못 넘을 이유가 없다. 다만 걸리는 것은 키어런 트리피어와 윙백을 맡을 대니 로즈의 폼이 썩 좋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손흥민이 특유의 몰아치기로 선제골만 기록할 수 있다면, 그것도 지난해 첼시와의 경기에서 우리를 흥분시켰던 현란한 드리블로 골문을 열 수만 있다면, 이보다 멋진 골든타임의 해피엔딩이 있을까. /박성진기자 ksj01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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