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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용지 경쟁률 611대1…불붙은 수도권 '땅전쟁'

끝모를 지방 분양시장 침체에

중소건설사도 대거 입찰 참여

수도권 택지 확보 경쟁 과열

지방은 외면…양극화 심화 우려





지방 분양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올 들어 건설사들의 수도권 택지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 지고 있다. 수도권 내 공동주택 용지 1개 필지 입찰에 무려 600여 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하는 등 예년보다 열기가 뜨거워진 상황이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4일 실시한 경기도 양주시 옥정지구 A17-1블록 입찰에 총 611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일 추첨을 한 양주시 옥정지구 A17-2블록 입찰에도 550개 업체가 참여해 550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수도권 택지 입찰이 다른 지역보다 뜨겁기는 하지만 경쟁률이 600대1을 넘을 정도로 과열되진 않는다.

◇ 중소건설사도 지방 대신 수도권으로 =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수도권에서는 일반적으로 300대1 안팎의 경쟁률을 보인다”며 “최근에는 건설사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 심해져 610대1까지 경쟁률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 역시 “요즘 자금력이 되는 중소형 건설사들도 지방 대신 수도권 택지 확보에 다 뛰어들고 있다”며 “아직 금리 부담이 높지 않고, 지방과 달리 수도권 사업은 미분양 확률이 낮은 게 매력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수도권 택지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이유는 지방 분양시장의 침체가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지방에 아파트를 지어도 분양이 원활하지 않으니 사업성이 높은 수도권으로 쏠림 현상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1월보다 0.8% 늘어난 5만 9,614가구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미분양은 7,727가구로 1월보다 5.2% 줄었지만, 지방은 5만 1,887가구로 전달 보다 1.7%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경북(3,365가구), 경남(3,364가구), 충남(2,836가구) 등 지방에 대거 집중됐다.

◇ 주택시장 양극화 심화 전망 = 수도권과 지방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의 4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를 보면 서울은 96, 경기는 86.2를 기록했다. 서울과 경기는 전월보다 12~16포인트 상승한 상황이다. 분양시장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는 긍정적 전망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하지만 부산 45.8, 울산 58.8, 강원 56.2 등 지방은 여전히 지수가 낮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분양시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다는 걸 보여준다.

건설사들의 수도권 택지 쏠림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져 지방 시장과 양극화를 보일 전망이다. LH는 상반기 인천시 검단지구, 하남시 감일지구 등을 추가로 공급한다. 중소형 건설사들은 수도권 택지 확보를 위해 앞으로 예정된 입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방의 미분양·미입주 물량이 급증해 중소형 건설업체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정부가 금융규제의 강도와 속도를 조절하지 않으면 중소형 건설사들의 수도권 쏠림과 지방 외면 현상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효·이재명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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