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2년 안에 직원들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20달러(약 2만2,700원)로 올린다.
BoA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모이니핸은 9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MSNBC와의 인터뷰에서 “BoA에서 일자리를 얻으면 1년에 4만1,000달러를 받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BoA는 노동절인 다음달 1일부터 최저시급을 17달러로 올리고 향후 2년 동안 추가로 인상할 예정이다. BoA는 저임금 근로자에 대한 의료비 인상도 동결했다. 모이니핸 CEO는 임금인상 배경에 대해 “은행의 성공을 우리 직원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파격 임금인상 이유는
민주당 주도 하원 청문회 의식
열악한 창구직원 처우 등 개선
JP모건 등 급여 수준도 영향
하지만 BoA의 임금인상에는 정치권의 압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방송 CNBC는 “BoA의 임금인상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과 모이니핸 회장 등이 민주당에서 주도하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참석하기 하루 전에 나왔다”며 “오는 2020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소득 불평등이 이슈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창구직원과 은행 내 고연봉자 간 임금격차를 줄이는 것은 모이니핸 회장을 외부 비판으로부터 보호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3년에 나온 ‘더 나은 은행을 위한 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은행 창구직원의 약 3분의1은 정부의 의료나 식료품 지원을 받아야 할 정도로 급여가 낮다. 미국 은행들은 이 보고서가 나온 뒤 급여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BoA는 2017년에야 시간당 최저임금을 13.5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했다. 반면 모이니핸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2,650만달러에 달한다.
다른 기업들의 임금인상도 BoA의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JP모건은 지점과 고객서비스센터 직원 임금을 12~16.5달러에서 15~18달러로 조정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지난해 11월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렸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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