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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헌법불합치라는데…성교육은 여전히 '비밀'교육

피임에 대한 사회적 논의 여전히 부족

일부 학부모, 10대 아들 정관수술하기도

피임 확률 높은 콘돔 사용율은 저조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들이 11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착석하고 있다./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11일 낙태 전면 금지에 위헌 판결을 내렸지만 아직 한국 사회의 인식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는 성에 관한 이야기를 금기시하는 풍조 탓에 제대로 된 성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피임에 대한 논의도 부족한 실정이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의 글로벌 포스터(위)와 한국 포스터(아래)/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지난 1월 ‘Sex Education(성 교육)’이라는 제목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공개했다. 성 상담사인 엄마에게 어깨너머 습득한 지식으로 친구들에게 성 상담소를 여는 모태솔로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제목 그대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 교육 내용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한 드라마다. 그러나 한국 넷플릭스에서는 ‘성 교육’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찾아볼 수 없다. 한국에서는 같은 내용의 드라마가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방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성에 관한 논의를 금기시 여기는 한국 사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한국에서의 성은 여전히 ‘비밀’이라는 뜻이다.

최근 10대 아들을 정관수술 시키겠다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이미지투데이




성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음지화시켜 놓은 가운데 일부 학부모의 경우 임신 가능성을 걱정해 아들에게 정관수술을 시키기는 경우도 있다. 한 일간지에 따르면 방학기간 동안 남성의 정자를 생산하는 정관을 수술로 막아 반영구적 불임을 만드는 정관수술을 받으러 오는 10대가 최근 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부모의 권유로 정관수술을 하는데, “요즘 애들은 못하게 막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정관수술을 시켜준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설명이었다. 한 비뇨기과 의사는 이런 현상을 두고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콘돔 사용법 같은 피임법을 제대로 가르치려는 게 아니라 그냥 ‘포경수술과 비슷한 수술’이라고 대충 넘어가면서 원치 않는 임신을 원천봉쇄(?)하려고 정관수술을 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의학계는 정관수술 자체의 부작용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관수술 이후 다시 임신이 가능하게 하는 복원 수술 역시 10%의 실패 확률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정관수술 이후 무분별한 성관계는 성병에 감염될 위험도 높인다.

한국의 콘돔 사용률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이미지투데이


성의 음지화는 피임에 대한 낮은 인식에서도 드러난다. 피임의 확률이 가장 높고 안전한 것으로 콘돔 사용이 권장되는데, 한국의 콘돔 사용률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문다. 박주현 서울대보라매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이 발표한 ‘한국여성의 성생활과 태도에 관한 10년간의 간격연구: 한국 인터넷 성별 설문조사 2014’에 따르면 한국인의 콘돔 사용량은 2004년 35.2%에서 2014년 11%로 감소했다. 2015년 질병관리본부 보고서에도 18~69세 남성 중 성관계 때 콘돔을 자주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9.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낮은 콘돔 사용률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한 유명 걸그룹의 멤버가 여성 경구 피임약 광고에 모델로 등장한 바 있지만 콘돔 광고의 경우 아이돌과 같은 스타를 모델로 기용한 바도 없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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