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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간 에너지음료? 소리 없이 질주하는 ‘박카스’









‘국민 드링크’로 불리는 동아제약의 ‘박카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쾌속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인기몰이 중이어서 올해는 단일 제품으로 연매출 3,000억원 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의 자양강장음료 박카스가 지난해 2,96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국내 매출이 2,248억원을 기록했고 해외에서도 715억원어치가 팔렸다. 경쟁 제품의 공세에도 꾸준히 마니아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해외에서 성과를 거둔 것이 실적을 이끈 비결이라는 분석이다.

올해는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더욱 수출 실적이 늘어날 전망이다. 캄보디아에서는 ‘바까’라는 제품명으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고 베트남에서도 박항서 축구 국가대표팀감독의 인기와 맞물려 매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태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인접 동남아 국가의 판매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박카스의 역사는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은 한국인을 위한 자양강장제를 개발한 뒤 제품명을 정하지 못해 고민에 빠졌다. 문득 독일 유학 시절 함부르크시청 지하에서 봤던 ‘술의 신’ 바커스(Bacchus) 석상이 떠올랐고 우리말로 발음하기 편한 박카스로 이름을 지었다.

첫 제품은 알약 형태였지만 더운 날씨에 알약 껍질이 녹아내리는 문제가 발생하자 1963년 지금과 같은 드링크 형태로 새롭게 탄생했다. ‘활력을 마시자’라는 광고문구를 앞세워 각종 광고매체를 총동원하는 전략이 적중하면서 단숨에 동아제약의 간판 제품으로 올라섰다.

승승장구를 이어가던 박카스는 2001년 광동제약 비타민음료 ‘비타500’을 출시하고 ‘레드불’ ‘핫식스’ 등이 등장하며 위기를 맞았다. 연평균 판매량이 5억개에서 3억5,000만개 수준으로 줄어들 정도로 매출에 타격을 입자 동아제약은 박카스를 일반의약품에서 의약외품으로 전격 변경하고 기존 약국에 이어 편의점과 마트로 판로를 넓혔다.

에너지음료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한 박카스는 지난 2017년 8월 누적 판매량 200억개라는 대기록까지 달성했다. 약국(박카스D)과 마트(박카스F)로 판매를 이원화하고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푼다’ ‘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 같은 광고문구가 고객들의 호평을 받은 것이 주효했다. 30~40대를 중심으로 박카스 마니아층이 꾸준하다는 점도 인기의 비결로 꼽힌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경쟁 제품의 등장으로 한때 ‘박카스’ 매출이 주춤했지만 국내와 해외에서 꾸준히 판매가 늘어나고 있어 올해도 지난해 못지 않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라며 “지난 1981년부터 수출을 시작한 이래 최근 동남아를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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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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