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7)를 7년 간 숨겨주는데 총 74억원이 소요됐다고 에콰도르 정부가 공개했다. 어산지는 지난 11일 7년 간의 망명 끝에 미국의 요청으로 영국 정부에 체포됐다.
영국 일간 더선은 어산지를 7년간 영국 런던 소재 자국 대사관에서 보호해온 에콰도르 정부가 그 비용으로 500만 파운드(약 74억원)가 소요됐다고 밝혔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간 10억원 이상이 들어간 셈이다.
호세 발렌시아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이날 비용 내역을 공개하면서 450만 파운드(약 67억원) 가까운 대부분의 비용이 보안에 쓰였다고 설명했다. 또 30만5천 파운드(약 4억5천만원)는 의료 비용과 음식, 옷 세탁 등에 사용됐고, 2012년 어산지가 법률 자문을 받는 데 23만 파운드(약 3억4천만원)가 소요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작년 12월부터는 어산지가 자신의 생활비를 스스로 댔다고 에콰도르 정부는 덧붙였다. 영국 납세자들 역시 대사관 외부 순찰 비용 등으로 300만 파운드(약 44억5천만원) 이상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비밀감시 비용이나 어산지의 법정 출두 비용 등도 추가로 부담했다.
어산지는 2012년 8월 망명을 요청하며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들어간 이후 7년간 대사관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가 11일 체포됐다. 호주 국적의 어산지는 지난 2010년 미군의 브래들리 매닝 일병이 빼낸 70만건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등을 건네받아 폭로한 뒤 미 정부의 추적을 피해왔다.
그는 스웨덴에서 성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영국 대법원에서 스웨덴 송환 판결을 받자 2012년 6월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대사관으로 피신해 7년째 망명자 신분으로 건물 안에서 생활해왔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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