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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경계는 다르고 이질적인 것들이 만나는 곳이다. 같은 것들만 모여 있는 곳에서는 나올 수 없는 새로운 것이 만들어진다. 마치 노란색과 빨간색의 경계는 주황색이 되고 파란색과 흰색의 경계는 하늘색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다양함과 다름에서 빚어진 새로운 창조물은 그전의 것들보다 뛰어나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새 시대를 열기도 한다.

이는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와도 통한다. 다양한 영역과 상이한 문화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새로운 생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메디치 효과라고 한다. 메디치는 문예 부흥기였던 르네상스 시대를 이끈 메디치가를 말한다.

메디치 가문은 1400년부터 1748년, 약 350년간 13세대에 걸쳐 피렌체공화국의 실질적인 통치자였다. 평범한 중산층 가문이었지만 시대의 변화를 꿰뚫는 혜안으로 은행업에서 크게 성공했고 유럽 전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막대한 부를 쌓았다. 이 가문의 뛰어난 인물들은 진정으로 예술의 가치를 인정했고 예술가들을 후원했다. 미켈란젤로는 어린 시절부터 메디치가의 후원을 받았고 보티첼리와 라파엘로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인류의 걸작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다. 메디치가는 르네상스의 시작과 끝을 이끌었을 뿐 아니라 사회공헌에도 앞장서 ‘선한 자의 휴식처’라는 세계 최초의 고아원을 세우기도 했다. 메디치 가문이야말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가문인 것이다.

그들의 자세 또한 본받을 만한데 가까운 곳을 다닐 적에는 걸으면서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했다고 한다. 이러한 관용과 열린 자세가 메디치 가문을 번영으로 이끈 힘이 아니었을까.



우리 회사는 근원적인 체질을 개선하고 혁신을 통해 성장하기 위해 혁신성장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총 21명으로 구성됐는데 한 축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첨단기술 분야의 전문가이고 또 다른 축은 지역상생과 국민소통 전문가다. 포용적 혁신성장이란 일자리 창출과 사회혁신 등 공정성을 강화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공기업 최초로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혁신성장위원회를 만든 것은 다양한 분야의 사고와 다른 시각이 만나 융합하기 위함이다. 각계 전문가의 혁신적인 의견을 통해 사고의 틀을 깨고 미처 깨닫지 못했던 방안을 도출해내고자 한다. 혁신이라는 무거운 걸음을 가볍게 해줄 만큼 마음을 흔드는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멀리 보고 긴 호흡으로 조직의 체질을 강하고 바르게 만드는 일부터 힘을 쏟아야 훌륭한 기업이 될 수 있다. 혁신성장으로 우리 회사가 천년고도에 둥지를 틀고 있는 천년기업이자 세계적인 에너지 종합기업으로 발돋움해나가는 든든한 기반이 마련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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