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등학교 모든 교실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큰 효과 없이 재정·행정적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육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학교행정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교실마다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하는 것은 과잉행정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에는 깊이 공감한다”고 말하면서도 “미세먼지처럼 눈에 보이지만 규모나 피해가 명확하지 않은 재난 앞에서 학부모들의 불안에 대응하면서 어떤 합리적 결정을 내려야 할지 조금 더 차분하게 토론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교실에 미세먼지 측정기가 있으면 교육 별로 알맞은 대책을 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측정기를 놓는다고 미세먼지가 줄지 않을뿐더러 재정부담이 누적되면서 다른 복지가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조 교육감은 “측정기를 ‘모든 교실’이 아닌 ‘모든 학교’에 설치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유치원과 초·중·고 교실에 미세먼지 측정기와 공기정화설비를 반드시 설치하도록 한 학교보건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다. 여기에 드는 경비는 국가·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한다. 교육부는 애초 2020년 말까지 모든 유치원·초등학교·특수학교에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기로 했으나 완료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 다음 중·고등학교에도 설치를 서두를 계획이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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