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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출활로 찾으려면 제조업 정체부터 탈피하라

우리나라 제조업의 주력업종 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일부 업종의 편중 현상이 심해지는 등 산업 신진대사가 막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한국 제조업의 중장기 추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수출액 상위 10개 품목 가운데 단 2개 품목만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에 있던 컴퓨터부품과 모니터가 빠지고 특수선박과 유화원료가 새로 들어갔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 자동차부품, 램프·조명기구, 가죽가방, 가구 등 4개 품목이 추가된 것과 비교하면 교체율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선진국과 비교해도 독일의 3개 품목보다 적었고 일본·미국과는 같았다. 일반적으로 제조업도 사람이나 동물처럼 수명주기가 있어 도입·성장·성숙·쇠퇴기를 거치는 사이클을 형성한다. 당연히 수출액 상위 품목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제조업 전반이 성장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과정이 꽉 막혀 있다. 더 큰 문제는 전체 수출에서 10대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2017년 기준 46.6%로 일본(33.8%), 중국(27.9%), 독일(28.0%), 미국(30.1%) 등을 훨씬 웃돈다. 이렇게 제조업의 고착화와 편중화가 심해지면 반대로 역동성과 신진대사는 저조할 수밖에 없다. 고인 물은 썩듯이 제조업도 정체하면 도태된다.

어느덧 중장기적 쇠락 추세에 진입한 우리 제조업을 살리고 수출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이 주도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의도와 달리 산업현장에서는 아직도 투자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한두 개가 아니다. 당장 규제개혁의 성과로 내세우는 규제 샌드박스만 해도 너무 느리고 제한적이어서 한계가 있다. 이래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기 어렵다. 이제 우리는 빠른 추격자 전략에서 벗어나 선도형 성장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 이를 통해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그래야 경제의 신진대사도 활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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