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유천(사진)씨가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9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박씨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오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출석한 박씨는 “혐의를 부인하나” “황하나가 마약을 강요하고 투약했다고 진술했는데 입장을 밝혀달라” 등 마약과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박씨의 이번 경찰 조사는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씨가 올해 2~3월께 박씨와 함께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경찰에 진술하며 이뤄졌다. 경찰은 황씨가 밝힌 마약 투약 날짜와 통신수사 등을 통해 드러난 박씨의 동선이 대부분 일치하는 점에 비춰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전날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 관련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박씨의 경기도 하남 자택과 차량·휴대폰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마약 구입 정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상에는 박씨가 마약상에게 돈을 입금하는 모습, 물건을 수령하는 모습 등 핵심 증거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에서 경찰은 그간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당시 경찰이 박씨에 대한 신체 압수수색 과정에서 실시한 마약류 간이시약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경찰은 박씨의 소변과 모발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박씨는 지난주 기자회견을 자청해 “결단코 마약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수원=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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