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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김윤석, 첫 연출작 “‘미성년’ 결국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

“우리 영화가 굉장히 용감하고 과감한 작품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배우들의 얼굴에 다 담겨있어요.”

배우 김윤석으로 더 유명한 그의 첫 연출작 ‘미성년’이 잔잔한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김윤석은 “배우분들 모셔놓고 이 영화로 소비가 됐다는 느낌을 주면 안 되지 않냐” 며 “거기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감독 김윤석/사진=쇼박스




김윤석 감독은 “화목했던 가족 사이를 균열 시키는 것은 비밀과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미성년’은 그 비밀과 거짓말이 들통이 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2014년 대학로에서 본 창작 연극을 보고 영화화 하기로 결정했다. 젊은 작가, 연출가들이 모여 옴니버스 형태로 공개한 작품을 우연히 보게 됐고, 어른들이 저지른 일을 아이들이 수습하려고 하는모습이 그에게 영감을 떠올리게 했다. 이후 작가의 동의를 구해 3년 동안 함께 집필에 몰두하며 ‘미성년’을 완성했다.

“2014년도에 젊은 연극인들이 자신의 창작극을 발표하는 곳에서 옴니버스로 하루에 4작품씩을 공연했는데, 열악하고 조그마한 소극장에 무대도 없었어요. 관계자들이 와서 연극을 보고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는 작품들을 선택하는 자리였는데 그 중에서 제가 이 작품을 고른 이유는 단 하나였어요. 어른들이 저지른 일을 아이들이 수습하려고 하는 이 모습 자체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작가를 만나 이 작품을 시나리오로 만들고 싶다고 했죠.”

두 가족에게 벌어진 폭풍 같은 사건 이후부터 영화 ‘미성년’은 시작된다. 사건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 이후 사건에 대처하는 아이와 어른의 시각 및 인물 각각의 내면을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에 집중한다. 이는 각 캐릭터의 입장에서 사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해 관객을 보다 더 작품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만큼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이야기이다. 김윤석 감독은 “결국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미성년’은 사건을 마주하는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 진행되는 영화입니다. 효과적인 장면 구성과 섬세한 캐릭터 연기, 그 연기를 받쳐줄 수 있는 힘 있는 대사에 신경 썼죠. 어찌보면 기교가 없는 영화인데, 각각의 캐릭터들로 승부 거는 영화를 좋아해요. 첫 연출작은 저는 같은 눈높이에 있는 보통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이야기를 담고 그 속으로 흥미롭게 들어가 보고 싶었어요. ”

다섯 명의 인물을 따라가다 보면 관객들은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5개의 고민과 마주하게 된다. 이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처해가는 각각의 모습들은 웃을 수도, 웃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낸다. 묵직한 주제의식을 잃지 않으면서도, 객석에선 쉴새 없이 웃음이 터져나오게 하는 묘한 영화이기도 하다. 그는 “‘성장’은 모든 작품의 영원한 테마다. 지금해도 될 이야기고, 몇 년 뒤 미래에 해도 될 이야기이다”는 지론을 전하기도 했다.

“우리 어른들이 미성년 같고 미성년들이 어른 같은 우리들의 책임을 묻는 영화 같아서 굉장히 또 숙연한 부분도 있지만, 제가 좋아하는 코미디의 형식입니다. 캐릭터가 희화화돼서 웃기는 것 보다는 상황이 주는 아이러니에서 나오는 코미디를 굉장히 저는 좋아하고요.”



“영화 속 빛나고 튀는 멋진 대사의 70% 이상이 이보람 작가님의 공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제가 모르고 미흡할 때는 항상 자문을 구했고 다만, 그분은 희곡 작가이기 때문에 시나리오의 영상적인 장면 구성은 제가 담당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작업이 저한테는 굉장히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김윤석은 감독뿐만 아니라 폭풍 같은 사건의 발단인 ‘대원’을 연기했다. ‘대원’은 무책임하고 우유부단한 인물로 김윤석은 전작에서 보여준 강렬한 캐릭터와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선굵은 연기를 주로 선보여온 그의 또 다른 연기 결이 그를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한다.





김 감독은 극중 대원이란 인물이 익명성을 띠기를 바랐다.

“대원은 사전적 의미로 보면 군부대 혹은 집단을 이루는 구성원이라는 뜻으로 나와있어요. 그래서 저는 대원이 한 개인이 아니라 우리가 굉장히 약해서 옹졸해지고 치사해질 때의 모습을 대변하는 사람이 되길 바랐죠. 대원의 캐스팅은 굉장히 힘들었어요. 누군가에게 맡기고 싶었는데 누군가에게 맡기기가 굉장히 힘든 역할이더라고요.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의도적으로 대원이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거의 뒷모습이나 옆모습으로 찍었거든요. 개인으로 대원이 보이지 않게 약간의 장치를 준 부분입니다. ”

영화는 염정아, 김소진, 김혜준, 박세준 이 네여배우의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있게 한다. 김 감독시 “ 네 명의 진정성에 이 영화의 모든 걸 다 걸었다”고 자신 할 정도.

“이 네 분을 통해서 우리나라 중견 여성 배우 그리고 신인 배우까지 배우분들이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지를 신인 감독의 패기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자신만의 색을 가진 배우들과 꼭 한번 작업해보고 싶었죠.”

‘미성년’ 결말은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김윤석 감독은 “어른들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이런 일은 계속 될 거라는 일종의 고문 같은 거였다. ”고 결말의 의미에 대해 말했다.

“시나리오 작업 당시 30번 정도 고쳐서 완성된 결말입니다. 영화 속에서 못난이와 교류한 사람은 아이들뿐이에요. 아이들이 무슨 짓을 했다 하더라도 어른들은 못난이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관객도 그들과 같은 위치에 놓였다고 볼 수 있어요. 일종의 고문으로 느껴지길 바랐어요. ”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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