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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이커머스 업체의 각기 다른 셈법

유한익 티몬 이사회 의장





“최근 국내 e커머스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됐는데 업계 순위나 시장점유율이 어떻게 되는 것인가요” “각종 기사를 보면 거래액이나 트래픽 등으로 순위를 매기기도 하던데 e커머스 업계에서는 어떤 것으로 평가하나요.”

최근 외부 미팅이나 식사 자리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이다. 사실 공식적으로 기업의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감사보고서상의 매출 지표다. 다만 이를 가장 신뢰성 있는 숫자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회사들의 성과를 이것만 가지고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비즈니스 모델에 따른 매출 규모의 착시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직매입 방식이 주력 사업일 경우 판매수수료 위주로 매출이 구성된 기업보다 매출 규모가 몇 배나 커 보일 수 있다. 감사보고서의 매출에서 티몬과 위메프가 각각 5,000억원과 4,300억원으로 집계된 반면 쿠팡이 약 4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해서 쿠팡이 두 기업보다 10배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쿠팡 매출의 90%가 직매입인데 직매입은 거래액이 매출로 바로 잡히지만 티몬과 위메프는 거래액의 약 10%만 매출로 잡히기 때문이다.

다른 지표로는 거래액이나 트래픽 등이 있지만 이러한 지표들 역시 참고가 될 뿐 한계는 있다. 거래액의 경우 감사보고서의 매출처럼 외부 감사로 검증된 숫자도 아닐뿐더러 업체마다 제각기 유리한 기준에 따라 발표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진다. 실제로 몇몇 기업에서 발표하는 거래액은 취소나 환불액을 반영하기 전의 수치이거나 심지어 배송비 등을 포함하기도 한다. 투자나 외부 제휴 및 영업 등을 위해 부풀려진 거래액을 발표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검증이 필요하나 거래액은 자체 산정된 숫자이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알 수가 없다.



방문 트래픽을 통해서도 해당 커머스 플랫폼의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점쳐볼 수 있다. 사업 초기 기업의 경우 감사보고서 같은 공식 실적 자료가 없기에 제3 기관에서 집계되는 지표가 기업의 가치와 경쟁사 대비 우위를 산정하는 데 꽤 유의미한 기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산정 방식마다 차이가 있고 일시적 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기업의 성과를 오롯이 판단할 수 있는 지표는 아니다.

e커머스 업계는 변화 속도가 빨라 정형화된 지표 몇 가지만 가지고 성과를 매기는 것에 한계가 있다. 특히 각 사의 미래 전략과 목표가 시장의 변화에 부합하는지를 파악해 지속적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각 사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운영 방식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효율성이나 수익성 측면에서도 균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인지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각 사의 실적과 성과를 종합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더 적합한 단계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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